브리검은 당초 예상된 팀 합류 시점에 돌아오지 않았다. 임신 중인 아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7월 12일 미국으로 출국한 브리검은 8월 말 출산을 지켜본 뒤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산이 미뤄지면서 복귀 시점도 밀렸다. 키움은 큰 부담을 안고 후반기 일정을 소화 중이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1일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비상 대기 중인데 아직 아기가 나오지 않았다. 출산은 임박했는데 아직 진통이 없다더라.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브리검은 출산 후 2~3일 내 비행기를 탈 계획이다. 구단이 예상한 출산 예정일은 8월 23일부터 31일. 그러나 결국 8월을 넘겼다. 정확한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건 더 큰 문제다. 출국 날짜 기준으로 최소 두 달가량 전열에서 이탈할 전망이다.
구단으로선 답답함의 연속이다. 키움은 선발진이 사실상 초토화됐다. 시즌 중 수원 원정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해 서울에서 술을 마신 '선발 듀오' 한현희와 안우진이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LG에서 정찬헌을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김동혁을 '임시 선발'로 투입해 힘겹게 5강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에릭 요키시와 선발진을 이끌던 브리검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브리검은 올 시즌 7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10경기 중 6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해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선의로 내린 결정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달 25일 "하루라도 빨리 건강한 아이를 출산해 평온한 마음으로 귀국했으면 한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선수가 아닌 가족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큰 결정을 할 수 있었다. 일은 비즈니스고 가정사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시즌 중 외국인 투수가 전열에서 이탈하는 걸 결단이 필요하다. 선수를 먼저 생각했지만, 그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브리검은 팀에 합류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한 2주 자가 격리를 거쳐야 한다. 실전 공백이 길어져 2군(퓨처스) 등판을 거친 뒤에야 1군에 돌아올 게 유력하다. 키움으로선 돌아가는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