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 듯 잡히지 않던 1군 데뷔전, 2021년 롯데 1차 지명 신인 포수 손성빈(19)이 네 번째 도전 끝에 롯데 1군 안방을 잠시나마 책임졌다. 너무나도 간절하고 뜻깊었던 데뷔전이었다.
손성빈은 8월 31일 홈 사직 LG전 3-9로 뒤진 8회 초 안중열의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손성빈은 1군 데뷔전에서 2이닝 동안 실점 없이 안방을 책임졌고, 한 차례 도루 저지를 기록했다.
장안고 출신의 손성빈은 계약금 1억5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2021년 롯데 1차 지명 신인 포수다. 함께 입단한 김진욱(투수, 2차 1라운드)과 나승엽(내야수, 2차 2라운드)이 1군에 데뷔해 두각을 나타낼 때, 2군에서 구슬땀을 쏟았다. 입단 동기의 활약을 보면 부러웠지만, 곁에서 응원했다. 김진욱은 "(손)성빈이가 '절대 2군에 다시 내려오지 마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손성빈도 기회가 있었다. 7월 6일 1군에 처음 등록됐다. 하지만 7월 6~8일 사직 LG전이 모두 우천 순연됐다. 롯데는 7월 9~11일 삼성전을 정상적으로 치렀지만, KBO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 휴식기에 돌입했다.
후반기에는 특별 엔트리 전문 선수로 자주 나섰다. KBO는 올해 백신 접종으로 인한 특별 엔트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손성빈은 8월 18일 특별 엔트리에 등록됐고 이틀 뒤인 20일 말소됐다. 또 23일에도 특별 엔트리를 통해 1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번에는 다음날 다시 빠졌다. 경기에 나설 만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8월 31일 지시완의 백신 접종으로 이번 시즌에만 세 번째 특별 엔트리에 등록된 손성빈은 마침내 1군 무대 안방 마스크를 썼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이미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신인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손성빈은 8회 1사 2루에서 LG 2루 주자 이상호의 3루 도루 시도를 저지했다. 정확한 송구로 여유 있게 아웃 처리했다. 3루에 공을 던지고자 마스크를 벗었던 손성빈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또 무난하게 블로킹도 했다.
타석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대처했다. 손성빈은 8회 말 1사 1루 데뷔 첫 타석에서 베테랑 진해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한 차례 더 기회가 왔다. 롯데가 4-9로 뒤진 9회 말 2사 만루 찬스를 잡자 LG는 손성빈 타석에서 마무리 고우석을 투입했다. 손성빈은 150㎞ 강속구를 던지는 고우석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다.
이제 1군에서 첫발을 내디뎠지만, 1군 동행은 큰 경험으로 작용한다. 댄 스트레일리와 앤더슨 프랑코 등 주축 선수들의 불펜 투구를 직접 받아본 그는 "(2군과는) 변화구나 컨트롤이 아주 다르더라"고 했다. 또 김진욱의 불펜 투구를 돕고 조언도 해줬다.
손성빈은 2군 48경기에서 타율 0.211에 그쳤다. 그는 "나도 이렇게 타격을 못 하는 줄 몰랐다"고 쑥스러워하면서도 "수비 쪽에 신경을 많이 썼다. 수비나 블로킹, 2루 송구는 자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