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군 데뷔전에서 너무 긴장한 탓에 투수에게 공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그런 신인 포수가 데뷔 첫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그 주인공은 2021년 롯데 자이언츠 1차지명 포수 손성빈(19)이다.
손성빈은 지난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 8번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데뷔 후 첫 선발 출전. 그는 선발 투수 이승헌의 4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타석에서도 데뷔 첫 안타를 포함해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손성빈은 네 차례나 엔트리 등록된 끝에 지난달 31일 사직 LG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3-9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8회 초부터 안중열로부터 안방을 넘겨받았다. 데뷔 첫 타석에서 볼넷도 얻고, 상대의 3루 도루 시도까지 저지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부끄러운 상황도 경험했다. 8회 초 돌입 전에 1군 안방에 처음 앉아, 투수(강윤구)의 연습 투구를 받았다. 그때 손성빈이 강윤구에게 던진 공이 손에서 일찍 빠져 높이 향했다. 강윤구가 점프해 공을 잡을 정도였다. 투수 못지 않게 포수도 제구력이 중요하다. 투수가 큰 움직임 없이 편안한게 공을 받도록 던져줘야 한다. 손성빈은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긴장했다. 투수에게 정확히 공을 줘야하는데…"라며 "(강윤구 선배에게)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지금껏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없었다. 데뷔전이 주는 부담과 긴장감 탓이었다. 상대 도루 저지 후 긴장이 해소된 그는 "숙소에 들어가니 몸에 축 늘어질 정도로 힘이 빠졌다"고 털어 놓았다.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 프로 첫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었고, 단번에 사령탑의 마음을 훔쳤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손성빈이 이승헌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볼 배합이 좋았고 편안한 모습으로 경기를 했다"며 "2안타는 잘 커팅해놓은 조각 케익에 데코레이션까지 완벽하게 올린 셈이었다"고 말했다.
손성빈은 이승헌이 예정된 투구 수에 가까운 79개를 던져 5회 교체되면서 함께 더그아웃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상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2회 2사 1루에서 안타를 쳐 2사 1·3루 찬스를 연결했다. 데뷔 첫 안타. 이어 2-1로 앞선 4회 3루수 앞 땅볼을 친 뒤 전력으로 질주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공격과 투수 리드 모두 합격점이었다.
신인 손성빈은 1군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고 있다. 7월부터 1군과 동행하며 불펜에서 공을 받아왔다. 그는 "수비가 가장 우선이다"며 "수비 쪽에 신경을 많이 썼다. 수비나 블로킹, 2루 송구는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