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SSG 감독이 지난 7일 경기 전 인터뷰 때 고민을 드러냈다. SSG는 선발 투수가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신인 투수의 가능성을 엿봤지만, 원하는 대로 마운드에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김원형 감독의 마음을 훔친 선수는 2021년 1차지명 신인 투수 김건우(19)다. 그는 고교 시절 이의리(KIA), 김진욱(롯데), 이승현(삼성)과 함께 '좌완 빅4'로 통했다. 김건우는 넷 중에서 가장 늦게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5일 고척돔구장에서 열린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4실점(3자책) 했다.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은 "예상한 것보다 괜찮았다"라고 평가했다. 구위와 배짱에 합격점을 줬다. 김건우는 1-2로 뒤진 3회 말 선두타자 예진원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베테랑 포수 이재원의 직구 사인에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 자신이 원했던 슬라이더를 던졌다. 결과는 볼넷. 하지만 김 감독은 "타자가 볼을 잘 골라 출루한 것이다. 자기 주관이 엿보였다. 투구 템포도 마음에 들었다"고 웃었다. 이어 무사 1루에서 유격수 실책으로 무사 1·2루가 이어지자 SSG 벤치는 투수를 교체했고, 후속 투수가 김건우가 남겨 놓은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실점이 늘어났다. 김 감독은 "야수 실책이 없었으면 더 끌고 가려고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공격적으로 던지고, 직구에 힘이 있더라"고 덧붙였다.
가능성을 보인 신인 투수의 등장이 반갑다. 김원형 감독은 휴식차 제외된 오원석의 빈자리에 김건우를 한 차례 더 선발로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 감독의 뜻대로 김건우를 쓸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김건우는 오는 23일부터 멕시코에서 열리는 2021 WBSC 23세 이하 야구월드컵(U-23) 대표팀에 발탁됐다. 대표팀은 소집일은 10일이다. SSG가 계획한 김건우의 등판일은 다음날인 11일이다. 구단 계획대로 이뤄지려면 김건우의 대표팀 합류가 늦춰져야 한다. 김원형 감독은 "팀으로선 김건우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다음 등판을 결정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SSG는 지금 선발 투수 한 명이 아쉽다. 올 시즌 박종훈과 문승원이 수술대에 올라 선발진에 구멍이 났다.
올 시즌 SSG는 무려 16명의 투수가 최소 한 차례 이상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총 9명의 투수가 선발 등판한 KT, 롯데보다 무려 7명이나 더 많다. 선발 난에 시달리는 SSG의 고민을 보여준다. 5강 싸움 중인 SSG의 9일까지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19로 9위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