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적'의 배우 이성민이 가장 연기하기 힘들었던 장면으로 박정민과의 대화신을 꼽았다.
이성민은 13일 오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마지막에 (박정민이 연기하는) 준경이에게 속내를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힘들었다. 영화 전체에서 몇 군데 힘든 신이 있는데, 그 중 준경과의 마지막 장면이 모든 배우들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정민이 실제 울음이 터졌고, 저도 그랬다"면서 "조명 때문에 부득이하게 나눠서 찍어야했다. 다행히 제 것을 먼저 찍었는데, 그때 박정민이 울음이 터졌다. 감정이 한번 지나가면 다시 터뜨리기 힘들다. 박정민이 자신의 방향으로 촬영을 할 때 굉장히 힘들어했다. 박정민의 울음을 놓친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눈물이 터졌을 만큼 '기적'은 이성민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게 만든 작품이다. 그가 영화 속 배경인 봉화에서 실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처음에 대본을 받고 표지에 기적이라고 돼 있었다. 준경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허걱'했다. 경상북도 봉화라고 할 때 '이게 뭐지?'라고 생각하며 자세히 읽기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시나리오를 읽어나가면서, 처음엔 그쪽 동네 사투리가 아니었다. 그 동네 출신이 쓴 게 아니란 걸 느꼈다"면서 "내가 자라왔던 환경과 비교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준경이 영주 역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는데, 감독님에게 적극적으로 '이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자전거만 타는 걸로 바뀌었다. 제가 자라온 환경과 비교해 말씀을 드렸다. 처음에 준경과 라희가 햄버거집에서 데이트를 하기에 강력하게 '당시 햄버거집 없었다. 말이 안 된다'고 했다"는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웃었다.
이어 "사투리는 전반적으로 수정을 거쳤다. 최대한 당시 제 경험을 바탕으로 대본을 조금 수정했다. 제 고향 이야기라서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박정민)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88년 세워진 세상에서 제일 작은 기차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새롭게 이야기를 창조했다.
2018년 데뷔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260만 관객을 사로잡은 이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성민은 준경의 무뚝뚝한 아버지이자 원칙주의 기관사 태윤 역할로 존재감을 입증한다. 박정민이 마을에 기차역을 세우는 게 유일한 목표인 4차원 수학 천재 준경 역을 맡았고, 거침없는 행동파이자 자칭 뮤즈 라희를 임윤아가 연기한다. 이수경이 준경의 누나 보경 캐릭터를 맡아 이야기의 중요한 키를 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