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젊은 팀장이 왔는데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출근하는 게 너무 지옥 같다."
KT가 최근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KT는 23일 "자체 조사는 물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지난 17일 고용노동청에 조사를 의뢰했다"며 "사실관계 규명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사망한 KT 직원의 아들이 올린 호소문에 따른 것이다.
청원인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30년 넘게 KT에 몸담았다. 지난해 말 모지사로 발령을 받고 근무를 하다 지난 15일 새벽 한 모텔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큰딸을 시집보낸 지 2주 만이다.
유서에는 특정 인물이 자주 언급됐다. 올해 6월 새로 부임한 젊은 팀장으로, 평소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팀장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내용과 함께 "일하는 부분에 있어 나에게 너무 많은 험담을 한다" "직장 동료들에게 이상한 소문을 퍼뜨려 왕따 분위기를 만든다" "나보다 젊은 팀장이 온갖 욕설과 무시성 발언을 해 자존심이 너무 상하고 괴롭다" 등의 말을 남겼다.
문제가 된 팀장은 지사장을 비롯한 다른 직원들과 빈소를 방문했지만, 유가족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해다. 그런 사실이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청원인은 "신혼여행 다녀온 큰딸 부부의 공항에 나타나 깜짝 놀라게 해주시며 식사를 사주셨던 재치 있는 아버지였다"며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