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과의 2021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0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하지만 1-1 동점 상황에서 교체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으로 특별한 재능을 증명하고 있는 선수다. 타석에서는 45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선발 투수로는 종전까지 22경기에 등판, 9승(2패)을 마크했다.
투수로 1승만 더 추가하면, MLB '전설' 베이브 루스 이후 103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와 홈런(단일 시즌 기준)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루스는 1918년 투수로 13승, 타자로 11홈런을 기록했다.
홈런은 일찌감치 두 자릿수를 채웠다. 지난 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선발 등판에서 시즌 9승을 거두며, 10승도 무난히 해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후 3경기 연속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11일 휴스턴전은 3⅓이닝 동안 6실점하며 부진했지만, 20일 오클랜드전은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불운은 시애틀전까지 이어졌다. 오타니는 6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갔다. 2~4회,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해내며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안타 2개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에 놓였던 5회는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톰 머피와 제이크 바우어를 연속 뜬공 처리했다. 에인절스 타선은 2회 말 커트 스즈키가 솔로 홈런을 치며 1점을 지원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7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한 제러드 켈레닉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았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다.
오타니는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7이닝을 채웠다. 투구 수는 112개. 에인절스 타선은 이어진 7회 말 공격에서 득점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8회 초 수비를 앞두고 호세 퀴하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승패 없이 물러났다.
에인절스는 퀴하다가 안타 2개를 맞고 실점 위기를 자초했고, 다시 바뀐 투수 오스틴 워렌도 무너지며 4실점했다. 1-5로 패했다.
이날 에인절스는 시즌 156번째 경기를 치렀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6경기가 더 남았다. 오타니도 한 번 더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한 뒤 다음 등판 계획을 확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