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카카오뱅스에 이은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완전히 새로운 은행'을 기치로 내걸고 영업을 시작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상품을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혜택은 가장 크게 주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금융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파격적으로 내세운 무조건 금리 연 2% 통장 등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토스뱅크는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설계했다며 소비자를 안심시켰다.
토스뱅크는 5일 오전 10시부터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순차적 서비스 오픈을 시작했다. 사전신청자 100만명은 부여받은 순서대로 알림 메시지를 받게 되며, 가입 절차를 거친 뒤 통장 개설 및 신용대출 조회·체크카드 발급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대표 상품은 '조건 없는 연 2% 입출금통장'이다. 자유롭게 입출금해도 연 2% 이자는 조건 없이 동일하게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며, 모든 수수료가 무료다.
홍민택 대표는 이날 토스뱅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토스뱅크는 고객이 어떤 상품을 선택할지 고민할 필요 없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상품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예·적금 '상품'을 따로 두지 않기로 했다. 입출금통장에서 돈을 나눠두는 '기능'으로 추가될 뿐이다.
즉, 토스뱅크 입출금통장을 만들면 예금은 '돈 나눠 보관하기'로, 적금은 '잔돈 모으기'와 '적금 모으기' 기능으로 연 2%의 금리 혜택을 받으며 언제든 이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홍 대표는 "예·적금 상품을 별도의 기능으로 재조립했다"며 "번거롭게 예·적금 상품을 비교하면서 찾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신용대출도 주목받고 있다. 금리는 연 최저 2.76%~최대 15% 사이에, 한도는 최대 2억7000만원이다. 마이너스 통장은 쓴 만큼만 이자를 내는 상품이며, 비상금대출은 연 3.56%~14.92%다.
자격조건도 3개월 이상 재직 중인 직장인으로 시중은행보다 벽이 낮다.
게다가 토스뱅크에서는 고객이 직접 대출금리 인하 요구권을 제출하지 않아도 고객의 신용도 상승이나 수익이 증가해 금리요구권 자격이 됐을 때 먼저 알려준다. 대출한도 역시 고객이 품을 들여 찾지 않아도 알아서 확인해준다.
최성희 토스뱅크 여신 프로덕트 오너(PO)는 "그동안 고객들은 '어떤 상품이 나에게 가장 좋은 대출상품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고 답도 알아서 찾아야 했다"며 "토스뱅크에서는 고객의 불편을 없애고 단 한 번의 조회로 최고 수준의 대출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현재 상황과 사뭇 다른 토스뱅크의 첫 상품에 대해 업계에서는 '한시적인 모객 행위'라는 비판이 나왔다. 현재 기존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방침 때문에 금리를 올리고 한도를 낮추거나 아예 막아버리는 등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조건 없는 연 2% 입출금통장'의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기간 제한 없이 혜택은 지속할 것"이라며 "2%라는 금리는 충분히 지속 가능하도록 정부의 규제 내에서 상품을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등은 다른 은행 대비 높은 한도 탓에 수요가 몰려 금세 여력이 부족해질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서는 "연 2%부터 15%까지 폭넓은 금리 제공함으로써 중·저신용자까지 포용할 수 있는 규모를 책정해 놓은 것"이라며 "모두에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신용평가 모형으로 페어하게 판단해 제공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1조원 증자를 받아서 여유가 있고, 시장에서 성공하면 무엇보다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고 제공하는 것이 주주사와 우선순위로 협의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홍 대표는 토스뱅크의 연내 전체 대출 공급 규모 가운데 34.9%가량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하겠다는 목표가 너무 높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