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은 10월 등판이 '0'회다. 조상우를 대신해 임시 마무리로 투입, 활용도에 관심이 쏠렸는데 9월 30일 광주 KIA전 이후 자취를 감췄다. 소속팀 키움이 18일까지 10월 월간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기 감각이 우려될 정도로 너무 긴 '강제 휴식'이 이어지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7일 "전반기 김태훈이 많은 이닝(40이닝)을 소화하고 (피로가) 누적됐다는 걸 고려했는데…이 선수는 동점이나 세이브 상황에서 연투해야 하는 위치다. 그 기조는 당분간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후반기 연장전 없이 정규이닝 9회까지만 진행하고 있다. 연장 승부가 사라지면서 각 구단의 불펜 운영도 한 박자 빨라졌다. 8회 마무리 투수를 조기에 투입하는 장면이 꽤 자주 연출된다. 하지만 홍 감독은 김태훈을 이렇게 기용할 계획이 없다.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마운드에 세우는 것도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다.
양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필승조인 양현은 지난 6일 고척 삼성전 등판 이후 9경기 연속 결장했다.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져야 하는 김태훈보다 좀 더 유연하게 기용할 수 있는 중간 계투지만 벤치를 지키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대신 김준형(7경기), 박주성(6경기)을 비롯한 신예급 불펜 투수들이 자주 호출된다. 윤정현과 김동혁(이상 5경기)도 상황이 비슷하다. 특정 선수에게 등판이 몰린다.
눈여겨볼 부문은 조상우 활용법이다. 홍원기 감독은 후반기부터 마무리 투수 조상우를 중간 계투로 기용하고 있다. 경기 중반 승부처에 조상우를 기용, 승기를 잡겠다는 계산이었는데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다. 조상우의 구위가 확연하게 떨어지면서 위력이 반감됐다. 지난 16일 대구 삼성 더블헤더 2차전에선 3-4로 뒤진 6회 마운드를 밟았다. 마무리 투수도, 필승조도 아닌 추격조가 그의 임무였다. 한 야구 관계자는 "조상우를 중간 계투로 활용한다는 거 자체가 예상하기 힘든 전략"이라고 말했다.
현재 키움의 불펜 운영은 일반적이지 않다. 시즌 중반 마무리 투수를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역할 분담도 애매해졌다. 김태훈의 등판 간격만 보더라도 조정이 필요하다. 홍원기 감독은 "변수가 생길 수 있는데 상황에 맞게끔 등판 계획을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