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t위즈의 경기가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대 1 승리를 거둔 두산 마무리 김강률과 포수 박세혁이 경기 종료 후 자축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김강률은 지난주 4경기에 등판해 4이닝 무실점 2세이브를 거뒀다. 페이스가 좋다. 10월 6경기밖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아직 실점이 없다.
김강률은 빠른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올 시즌 평균 147.7㎞(스탯티즈 기준), 최고 150㎞의 강속구를 던진다. 제구가 완벽하진 않지만, 강속구를 살릴 수 있는 컨트롤(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은 충분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강률의 호투에 대해 “주자를 내보내긴 하는데 뒤를 깔끔하게 막는다”면서 “아직 제구력이 완벽하지 않지만 구위로 자신 있게 밀어붙인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어 “나이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지만 자기 역할 잘해주고 있다”며 “타자 공략이 아직 부족하지만 스스로 강속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을 수 있는 게 김강률의 가장 큰 무기다”고 칭찬했다.
두산 마운드는 변칙이 많지만, 김강률은 예외다. 지난주 두산은 없는 선발 자원으로 7연전을 치렀다. 선발 카드가 아리엘 미란다-최원준-곽빈 뿐이라 대체 선발 박종기-최승용-현도훈을 기용했다. 3선발 곽빈을 포함해 6이닝을 믿고 맡길 투수는 없었다. 자연히 불펜 소화 이닝이 많았다.
소화해야 할 이닝은 많은데 한 이닝을 확실하게 던져줄 투수는 부족했다. 자연히 한 이닝씩 끊어 맡기는 대신 쪼개는 변칙 운용이 따랐다. 필승조가 아닌 상황에서 김명신이 이닝은 소화했지만, 평균자책점 4.35로 안정적이지 못했다. 이현승과 권휘는 실점은 적지만 한 이닝을 온전히 지켜내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홀드도 적고, 등판 시점도 수시로 바뀐다.
한 이닝을 책임지는 확실한 필승조라고 할 만한 투수는 이영하, 홍건희, 김강률뿐이다. 이영하도 불안 요소가 있다. 성적(구원 평균자책점 1.13, 18일 기준)은 좋지만, 제구가 불안하다. 뒤를 막아줄 투수가 있어야 한다. 홍건희가 백신 접종으로 결장했던 12일 KT전, 3연속 볼넷으로 동점 밀어내기를 허용했다. 홍건희가 없어 흔들리는 이영하를 길게 썼던 것이 문제였다. 필승조인 이영하와 홍건희조차도 주자가 쌓인 후 이닝을 쪼개는 변칙 기용의 일부다.
반면 김강률의 기용만큼은 원칙에 가깝다. 9월 12일 이후 모두 1이닝 투구 중이다. 9월 23일 이후 6경기 연속 세이브도 거뒀다. 세이브 상황이 아닌 적도 있지만, 시즌 내내 가장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고정 마무리의 자격을 성적으로 증명했다. 18일 기준 평균자책점 2.14는 팀 내 불펜 투수 중 1위다. 리그 전체 마무리들과 비교해도 세이브 1위 오승환 다음이다. 지난 13일 KT전에서 기록한 세이브를 통해 개인 첫 20세이브 기록도 달성했다. 매년 마무리를 바꿔가며 버텼던 두산에서 2018년 함덕주(27세이브) 이후 3년 만에 나온 20세이브 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