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 미드필더 이영재(27)는 작곡가 유희열과 얼굴이 닮았다. 최근 전지훈련지 강원도 홍천에서 만난 이영재는 “잘생긴 유희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미드필더 이영재도 가수이자 프로듀서, 방송인 유희열처럼 그라운드에서 다재다능하다. 창의적인 패스가 들어가면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이영재는 “창조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한다. 첫 터치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패스한다. 좋은 패스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자신감도 있고, (김도균) 감독님도 그런 패스를 좋아한다”고 했다.
수원FC는 시즌 초반 이영재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11~12위를 오갔다. 이영재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승격팀인데도 4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영재는 “다사다난했던 시즌이다. 초반에 강등 1순위로 꼽힐 만큼 성적이 안 좋았다. 전 발목 관절염이 심했다. 걷지 못할 정도로 아파서 한 달 정도 병원에만 있었다. 빨리 복귀 하고 싶었고, 지금은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영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강원에서 수원FC로 트레이드됐다. 그런데 한때 이게 무산될 뻔했다. 이영재는 “수원으로 이사까지 다 한 상태였다. 다시 강원으로 돌아가나 싶었는데, 수원FC가 이적료를 쓰며 나를 영입했다. 김도균 감독님이 강력하게 원했다. 너무 잘한 선택이었다”고 뒤돌아봤다.
이영재는 이름처럼 어릴 적부터 ‘축구 영재’ 소리를 들어왔다. 하지만 2015년부터 울산 현대, 부산 아이파크, 경남FC, 강원을 떠돌며 ‘저니맨’이라 불렸다. 이영재는 “프로에서 유망주 수식어를 벗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기복이 큰 선수였다. 경기에 못 나갈 때는 화를 절제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수원에 와서 마음가짐을 다르게 먹었다. 정신적인 부분을 바꿔보려고 했다. 패스 미스가 나와도 크게 개의치 않고 플레이 한다. 좀 더 완성된 선수가 되려 했다”며 “특히 (박)주호 형, 무릴로와 플레이 스타일이 나와 잘 맞는다. 난 주호 형을, 무릴로는 나를 주시하며 플레이 한다”고 했다.
이영재는 올 시즌 24경기에 출전해 3골·7도움을 올렸다. 김보경(전북 현대, 9개), 무릴로(수원FC, 8개)에 이어 도움 3위다. 6경기를 남겨둔 이영재는 “올 시즌 목표가 1부리그 잔류와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였는데, 둘 다 이뤘다”면서도 “매 경기 골보다 도움을 하자고 생각한다. 축구하면서 개인상은 감투상도 못 받아봤다. 욕심이 난다. 라스를 비롯해 팀원들이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영재는 올 시즌을 마친 뒤 국군체육부대 김천 상무에 지원할 예정이다. 그는 “팀에서 농담으로 1년 더 하라고 한다. 올해 K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지 알았다”고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19년 동아시안컵에서 뛰었던 이영재는 “대표팀 2선에 좋은 자원이 많다. 이렇게 해서는 갈 실력은 안 된다. K리그에서 정상급 미드필더로 발돋움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