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가을 야구를 불안하게 이어가고 있다. 견고함을 자랑했던 내야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이 나왔다.
2021프로야구 KBO포스트시즌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2사 크래익의 3루타구를 잡던 허경민이 공이 글러브를 맞고 튀어오르자 펄쩍 뛰어오르고 있다. 다시 잡아 1루로 송구했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세이프 판정. 잠실=김민규 기자 두산은 지난 1,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을 치렀다. 1차전은 4-7로 졌지만, 2차전은 16-8로 대승을 거둬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4일 오후 6시 30분 같은 곳에서 3위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두산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강팀이다. 그 바탕에서 견고한 내야 수비가 있었다. 2루수 오재원과 유격수 김재호의 키스톤 콤비는 KBO리그 최고라고 평가받았다. 3루수 허경민도 2014년부터 출전 횟수가 크게 늘면서 탄탄한 수비를 보여줬다. 이들 세 명은 항상 가을 야구 엔트리에 들었고 믿음직한 내야 라인으로 인정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내야 수비진에 변동이 컸다. 30대 중반이 된 오재원과 김재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오재원은 지난 8월 주장직을 김재환에게 물려주고 2군에 내려가 후반기에 한 번도 1군 엔트리에 올라오지 못했다. 2군에서도 드문드문 출전하면서 이번 가을 야구에서 아예 모습을 감췄다. 김재호도 어깨가 좋지 않아 89경기 출전에 그쳤다.
대신 2루수는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에서 뛰었던 강승호, 유격수는 삼성에서 온 박계범이 주로 나왔다. 이적생이 내야를 잘 맡아주면서 오재원, 김재호의 입지는 좁아졌다. 두산은 새로운 내야진으로 우여곡절 끝에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에는 올랐다.
하지만 내야 수비에서 견고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젊은 이적생들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다. 경험 많은 김재호는 간혹 나오면서 경기 감각이 아쉬웠다. 허경민은 후반기에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덩달아 수비 실수도 가끔 나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도 두산 내야진 공식 실책 기록은 3개나 나왔다. 1차전 8회 김재호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2차전 2회에는 허경민이 포구 실책, 9회에는 박계범이 송구 실책을 범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기록되지 않은 보이지 않는 실책이 많았다. 경험이 없는 선수들도 아닌데, 오랜만에 관중이 많이 들어와서 선수들이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단기전은 실수 하나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두산의 내야진이 계속 어수선하다면 가을 야구가 일찍 끝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