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은 2시즌 연속 '봄 배구' 진출을 노린다. 키플레이어는 토종 레프트 김정호(24)다. 개막 초반 고전했던 그가 제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이하 KB손보)은 지난 6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2 V리그 우리카드와의 1라운드 첫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0(27-25, 25-18, 26-24)으로 승리했다. 지난 3일 대한항공전(세트 스코어 3-1)에 이어 2연승. 시즌 전적 3승 3패(승점 9점)를 기록했다.
케이타는 38득점·공격 성공률 58%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더 눈길을 끈 점은 김정호의 득점 지원. 그는 우리카드전에서 13득점·공격 성공률 55.56%를 기록했다.
승부처에서 유독 빛났다. 1세트 23-24, 1점 지고 있는 상황에서 퀵오픈 득점을 해내며 듀스 승부를 만들었고, 25-25에서는 앞서가는 퀵오픈을 해냈다. 3세트에서도 24-24 동점에서 세터 황택의와의 매끄러운 호흡을 보여주며 퀵오픈 득점을 해냈고, 이어진 수비에서는 우리카드 주포 알렉스의 백어택을 블로킹해내며 경기를 끝냈다.
김정호는 개막 초반 부진했다. 3경기 연속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코트보다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 때도 있었다. 10월 29일 열린 KB손보와 삼성화재전에서는 코트에 서지도 못했다.
후인정 KB손보 감독은 경기력이 떨어진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 멘털을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높아진 기대감을 부담이 커졌던 김정호도 사령탑과의 면담,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멘털을 다잡았다. 그리고 비로소 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3일 대한항공전에서 13득점·공격 성공률 63.16%를 기록하며 반등했고, 우리카드전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정호는 지난 시즌(2020~21) 리그 공격종합 3위(54,73%)에 오른 선수다. 한 시즌 개인 최다 득점(481점)도 경신했다. KB손보는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10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역대급'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케이타가 가세한 효과도 컸지만, 한 단계 성장한 김정호 덕분에 득점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KB손보는 케이타에 의존하는 경기를 줄여야 한다. 후인정 감독도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케이타의 공격 점유율을 낮춰야 한다"라고 했다. 레프트 1옵션 김정호의 어깨가 무겁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경기에서는 KB손보의 승률도 높아진다.
KB손보는 국가대표 출신 주전 리베로 정민수가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데뷔 3년 차 레프트 홍상혁도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케이타는 6일 기준으로 득점(226점)과 공격종합(56.76%) 1위를 지키며 건재를 과시했다. 김정호가 기복을 줄이고, 지난 시즌 보여준 기량을 재연한다면, KB손보도 다시 한번 봄 배구에 다가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