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는 3전 2승제로 진행된다. KBO는 전반기 막판, 코로나19에 감염된 1군 선수들이 나오자 시즌 중단을 결정했다. 도쿄올림픽 휴식기까지 겹친 탓에 정규시즌 완주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5전 3승제였던 PO 일정까지 축소했다.
한국시리즈(KS)에 직행한 팀의 어드밴티지도 줄어들었다는 시선이 있다. 이전까지는 최소 3경기 이상 치르며 전력과 체력을 소모한 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황에 따라서는 1차전에서 상대 에이스를 피할 수도 있었다. 올해는 두 경기만으로 PO 승자가 결정될 수 있다. 창단 처음으로 정규시즌 1위에 오른 KT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오히려 반기고 있다. 그는 "유리한 점도 있다. 경기 감각 저하를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딱 적당한 기간이 남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S에 직행한 팀은 체력을 회복할 시간은 충분히 얻는다. 반면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타자들이 빠른 공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도 대회 초반, 가라앉은 타선의 공격력 탓에 고전했다.
남 얘기가 아니다. KT는 정규시즌 2위에 오른 지난해, 연습경기 없이 자율 훈련만으로 PO를 대비했다. 체력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두산과 치른 PO 1~4차전에서 총 8득점에 그쳤고,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탈락했다. 이강철 감독 입장에서는 실전 감각 저하를 경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예년보다 줄어든 휴식기가 오히려 KT가 안고 있던 변수 한 가지를 지울 수 있다고 본다.
KT는 지난 3일부터 KS 대비 훈련에 들어갔다. 화두는 역시 실전 감각 회복이다. 8~9일에는 김해 상동구장에서 롯데와 연습 경기를 치른다. 11일에는 홈구장에서 한화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강철 감독이 직접 다른 구단에 요청했다. 롯데는 김진욱, 이승헌 등 1군에서 활약한 젊은 투수들이 등판할 예정이다.
KT는 KS 전까지 '미니 캠프'를 진행한다. 이강철 감독은 야수진 실전 감각 회복을 유도하면서, 투수진 운영 구상도 남은 퍼즐을 맞출 계획이다.
일단 선발 투수로 나설 4명은 확정했다. 1차전에 등판할 투수는 상대 팀과 선수의 컨디션을 보고 결정한다. 정규시즌에 선발 임무를 맡았던 배제성과 소형준 중 한 명은 불펜 투수로 나설 전망이다. 정규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탈했던 '스윙맨' 엄상백이 복귀를 앞둔 상황. 3이닝 이상 소화할 수 있는 투수가 많아진다. 이강철 감독은 "롱릴리프가 3~4명 정도 된다. 이번 포스트시즌 마운드 운영에 중요할 부분이다"라고 했다. 보직, 등판 순번도 다시 정한다.
이강철 감독은 훈련이 재개된 첫날(3일) 선수들에게 "KS는 즐길 수 없는 무대다. 여기까지 왔으니 꼭 이기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노리는 KT가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