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에서 뛸 당시 제리 샌즈의 모습. IS포토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34·한신 타이거즈)가 3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할 수 있을까. 선수 보류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는 신중하게 '투 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최근 두 시즌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뛰었던 샌즈는 현재 거취에 물음표가 찍혔다. 지난 8일 '산케이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샌즈가 한신 구단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퇴단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샌즈는 올 시즌 1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8(408타수 101안타) 20홈런 65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성적(타율 0.257 19홈런 64타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기 부진이 심각했다. 9월 월간 타율이 0.154에 불과해 10월 초 2군으로 내려갔고 포스트시즌(클라이맥스 시리즈·CS)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에게 놓인 선택지는 많지 않다. 30대 중반의 나이를 고려하면 KBO리그 복귀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샌즈는 2018년 8월 중도 퇴출당한 마이클 초이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넥센(현 키움)에 영입됐다.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재계약했고 2019년 리그 타점왕(113개)에 오르며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 하지만 그해 겨울 두 번째 재계약을 거절, 한신과 계약했다. 만약 KBO리그로 돌아오고 싶다면 반드시 선수 보류권을 가진 키움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올 시즌 키움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를 중도 퇴출하고 윌 크레익을 영입했다. 하지만 크레익의 성적(타율 248, 6홈런, 30타점)이 크게 인상적이지 않아 신규 외국인 타자를 데려올 게 유력하다. 이미 KBO리그 경험이 있는 샌즈는 별도의 리그 적응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샌즈가 (오프시즌) 풀릴 것으로 예상해 일찌감치 한신 쪽 담당자와 계속 연락했다. 영입 후보군에 있는 건 맞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현재 몸 상태"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키움은 샌즈에 '올인'하지 않을 방침이다. 샌즈는 2년 전 팀을 떠날 당시 협상 과정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구단이 제시한 계약 조건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한신의 손을 잡았다. NPB에서 일자리를 잃었다고 해서 선뜻 영입하는 건 구단 자존심 문제다. NPB에서 한껏 높아진 몸값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고형욱 단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시즌 중에 외국인 담당자가 (선수를 체크하러) 미국을 다녀왔다. 후보군에 좋은 선수들이 있으니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