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 용인 삼성생명 가드 윤예빈(24·180㎝)이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삼성생명에 악재가 발생했다. 경기당 평균 13.8득점을 기록한 팀 주포 배혜윤이 왼 발목 아킬레스건 염증으로 최소 2주간 경기에 나오지 못할 전망이다. 해당 부위 부상을 안고 시즌 개막에 들어섰는데, 지난 11일 청주 KB전을 소화한 이후 부상이 더 심해졌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2라운드까지는 못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3연패 중이던 삼성생명은 지난 14일 박혜진, 김소니아 등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있는 아산 우리은행과 맞붙었다. 배혜윤이 빠져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반전이었다. 삼성생명이 우리은행을 76-73으로 꺾었다.
윤예빈이 승리 주역이었다. 그는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17득점·6리바운드·4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발 빠른 움직임으로 골 밑을 침투해 결정적인 찬스 때마다 득점에 성공하는 장면을 여러 번 보였다. 외곽 슛 기회를 잡은 강유림과 이주연에게도 패스를 건네주며 3점 슛 허용률이 리그 최하위인 우리은행의 약점을 파고드는 메인 볼 핸들러 역할에도 충실했다.
윤예빈에게는 부담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시즌이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인 윤예빈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주전 선수로 활약하며 팀 우승에 일조했다.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삼성생명에 잔류했다. ‘디펜딩 챔피언’과 ‘FA 계약자’라는 두 가지 부담을 어깨에 얹은 채 본인 득점뿐 아니라 동료들의 득점도 도와야 하는 책임이 생겼다.
윤예빈의 홀로서기가 시작된다. 그동안 윤예빈은 김한별, 김보미 등 베테랑들의 공격을 돕거나 이들에게 수비가 쏠린 사이에 득점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김한별은 부산 BNK로 이적했고, 김보미는 은퇴했다. 배혜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윤예빈을 향한 집중 견제가 예상된다. 하지만 팀의 새로운 에이스답게 상황을 극복하고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본인도 이 부분을 알고 있다. 윤예빈은 14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 팀 에이스가 한별 언니와 보미 언니를 맡았다. 나는 수비가 약한 선수를 상대하다 보니 받아 먹는 득점이 많았다”면서 “올 시즌에는 (공격이) 막힌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 감독님은 부담을 안 주시려고 하지만, 나는 이 부담감을 깨고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