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체이탈자(윤재근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윤계상은 17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매 작품마다 눈에 띄는 열정을 보이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가 모자라서 그렇다. 뭐라도 더 해야할 것 같아서"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윤계상은 "주어진 것을 표현하는데 매번 한계를 느끼는 것 같다. '더 더욱 그 사람이고 싶은데 방법이 뭐가 없을까?' 고민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계속 해나간다. '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늘 간절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크라임 퍼즐'의 프로파일러는 설정상 '머리를 할 시간이 있을까?' 싶어 삭발을 했다. 보여지는 비주얼 뿐만 아니라 연기도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유체이탈자' 강이안은 '내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면 어떤 말투를 구사할까, 어떤 이야기를 먼저 할까' 고민하게 만든 인물이었고, 그러다 보면 바깥으로 튀어 나오는 것들이 있다. 안에서 먼저 나와야 필요한 비주얼도 생기는 것 같다. 다 내가 못해서 그렇다"고 또 한번 토로했다.
그렇다면 '유체이탈자'를 통해 스스로 드러냈다 생각하는 배우 윤계상의 장점과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 "장점은 뭔가 '열심히 하는' 장점이 드러난 것 같다"며 미소지은 윤계상은 "강이안은 열심히 자기를 찾아 나선다. 그런 감정도 약간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아쉬운 점은…. 생긴 것도 아쉽고 뭔가 다 아쉽다. 아쉬운건 한시간 내에 이야기를 못할 것 같다"고 겸손함을 표했다.
실제로 윤계상은 '유체이탈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회의와 연습을 꾸준히 반복했다. 함께 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공을 돌리는 것도 딱 윤계상답다. 열심히 매달린 만큼 빛나는 결과가 더 아름다운 이유다.
윤계상은 "회의를 거의 매일 했다. 일주일에 3회, 4회? 정도는 꼭 했다. 그때 나는 god 콘서트를 하는 중이었는데, 콘서트를 끝내고 오후 9시, 10시가 넘은 시간에 연습실이나 회의실에 넘어가 새벽 3시, 4시까지 계속 이야기를 했다. 중간에 스케줄 있는 사람들은 또 스케줄에 가고. 매번 다 같이 모이지는 못해도 돌아가면서 몇 명 씩은 꼭 참석했다.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다양한 생각이 모여 '유체이탈자'와 강이안이 만들어진 것 같아 좋다"고 강조했다.
'유체이탈자'는 기억을 잃은 채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가 모두의 표적이 된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추적 액션 영화다. '범죄도시' 제작진과 윤계상의 재회, 할리우드 리메이크 확정, 제53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등 해외 유수 영화제 초청, 전세계 107개국 선판매 등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치를 끌어 올렸다.
이번 영화에서 윤계상은 자신을 추적하는 국가정보요원 에이스 강이안으로 분해 '범죄도시' 속 악랄한 조직 보스 장첸과는 또 다른 강렬함을 선사한다. 1인 7역 미러 연기, 본능으로 완성된 긴박한 추격, 박진감 넘치는 타격, 거침없는 총격 액션까지 원맨쇼 활약을 펼친 윤계상은 살아있는 액션 변주 속 자신만의 독보적 액션 유니버스를 완벽하게 구축했다. 영화는 24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