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라는 직업은 항상 도전해야 한다. 꺼내야 하지 말아야 단어가 ‘포기’다.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도전하고 싶었다.”
최용수(48) 강원 신임 감독이 18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밝힌 취임 소감이다.
강원은 김병수 감독을 해임한 지 약 보름 만인 지난 16일 최용수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최 감독은 “나를 선택해주신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이영표 강원 대표, 강원도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선수들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많은 분께서 반겨주셔서 기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오후 2시부터 강릉 클럽하우스에서 첫 훈련을 지도한다.
최용수 감독은 일본 J리그 진출도 고려했다. 그러나 최종 선택은 강원이었다. 국가대표에서 함께 뛰었던 이영표 대표의 설득이 결정적이었다. 최 감독은 “이영표 대표에게서 강원의 미래와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마음이 움직였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다. 서로 믿고 의지해 각자의 일을 하면 큰 성취감을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최용수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 1994년 FC서울의 전신 팀 안양 LG에서 프로 데뷔했다. 그해 신인상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상(MVP)를 받았다. 일본 J리그 시절(2001~2005년)을 제외하면 2006년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서울 유니폼만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K리그 통산 기록은 148경기 54득점·26도움이다. 국가대표에서도 한·일 월드컵 등에서 활약했다. 69경기 27득점을 기록했다.
2011년 서울 감독 대행을 맡아 사령탑 생활을 시작했다. 초반 하위권에 처졌던 팀을 맡아 정규리그 3위로 이끌었다.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 이듬해에는 리그 정상을 차지해 감독상을 받았다. 2013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2015년에는 FA(축구협회)컵까지 우승했다. 2016년 중국 장쑤 쑤닝으로 옮겨서도 리그와 FA컵 준우승을 이뤘다.
하지만 최 감독이 이끌 강원의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 강원은 리그 11위(승점 39)다. K리그2(2부)로 자동 강등되는 12위 광주(승점 36)에 불과 승점 3점 차 앞섰다. 리그 11위는 K리그2 대전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한다. 강원 위로는 서울(승점 43)과 성남(승점 41)이 있다. 강원은 지난 2018년 서울을 강등 위기에서 구한 최용수 감독의 지도력이 다시 발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교롭게도 강원은 오는 28일 서울과 원정경기를 갖는다. 최 감독은 “시즌 막바지에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건 사실이다. 더더욱 상대는 내가 몸담았던 서울이다. (서울에) 감사한 마음을 항상 갖고 있지만 승부의 세계는 치열하다”며 “상당히 설렌다. 쉽게 물러서고 싶지 않다.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선수단 파악을 한 후 반드시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이 강원 선수들에게 강조할 메시지는 멘털(정신력)이다. 최 감독은 “개인보다는 팀을 위해 헌신하고 한 경기를 위해 모든 걸 바치는 멘털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에 강원이 역전승이 적었다”며 “간절함과 위기의식을 나와 선수들 모두 가져야 한다. 좋은 점을 유지하면서 수정해야 하는 부분은 과감하게 수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