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지난 22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겉은 화려하고 좋아 보이지만 결국 안은 썩었고 곪았다는걸... 그릇이 커지면 많은 걸 담을 수 있는데 우린 그 그릇을 꽉 채우지도 못하고 있다는 느낌. 변화가 두렵다고 느껴지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해야 될 시기인 거 같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통해 최근 IBK기업은행을 둘러싼 논란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1일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경질했다. 이후 논란은 더 커졌다. 결국 구단은 22일 밤 인스타그램을 통해 팀을 무단으로 이탈한 조송화의 임의해지 결정을 발표했다. 임시 지휘봉을 맡긴 김사니 코치에 대해서도 "신임 감독이 선정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감독대행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코치가 잔여시즌을 맡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서 전 감독과 불화설을 겪은 김사니 코치 역시 조송화와 마찬가지로 팀을 이탈한 바 있다.
IBK기업은행 구단의 헛발질은 계속 이어졌다. 23일 한국배구연맹(KOVO)은 IBK기업은행이 신청한 조송화의 임의해지 공문에 대해 "선수가 서면으로 신청한 자료가 포함되지 않았다. 관련 규정에 의거, 임의해지 신청서류가 미비하다고 판단해 공문을 반려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임의해지를 하려면 선수의 서면에 따른 자발적 신청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표준계약서를 도입하도록 했다. 구단은 이러한 새 규정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여자 배구는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했다. 대표팀은 김연경을 필두로 4강 신화를 썼고, 여자 배구에 대한 관심과 인기도 높아졌다.
하지만 V리그 시즌 초반 다시 악재가 터졌다. 이번 논란은 IBK기업은행 베테랑 일부 선수가 감독에 대해 사실상 항명을 하면서 시작됐다. 선수들의 인기와 몸값이 높아졌지만, 프로 의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곪았던 것이 터졌다. 선수의 무책임한 태도와 구단의 감싸기로 팬들의 실망감과 피로감은 더욱 커졌다. '위기의식'이 번져나가고 있다.
김사니 코치를 비롯해 IBK기업은행 베테랑과 친분이 두터운 김연경은 먼 거리에서도 이번 논란에 가만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