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인기 인플루언서가 생방송 중 네티즌의 강요로 농약을 먹고 숨진 데 이어 사후에는 ‘영혼결혼식’을 위해 유골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는 지난 23일 후난(湖南)의 인플루언서인 왕훙(網紅) ‘뤄샤오마오마오쯔(羅小猫猫子, 이하 마오쯔)’가 지난 10월 생방송 중 약을 먹고 자살했으며 심지어 그의 유골이 ‘영혼결혼식’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마오쯔는 라이브 방송 중 네티즌들로부터 자살을 종용 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23일 산둥(山東) 지닝(濟寧)시원상(汶上)현 선전부 간부는 공안부문이 이미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용의자 3명이 이미 형사 구류됐다고 밝혔다. 이날 원상현민정국 판공실의 또 다른 간부는 곧 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신경보에 따르면 마오쯔는 지난달 산둥 지닝 원상현에서 약을 먹고 자살했다. 문제는 그의 유골 행방이다. 보도에 따르면 원상현 장례식장의 화장장 직원 사오(邵) 씨가 망자의 유골을 몰래 거래했다고 한다. 장례식장 직원 장(張) 모 씨와 레이(雷)모 씨가 구매를 원하는 사람을 찾아 유골을 빼돌렸다. 다른 내부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영혼 결혼을 성사시키면 5만~7만 위안(930만~1304만원)을 벌 수 있어 일부 장례업자가 이를 통해 돈벌이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용의자 장 모 씨 부인은 “영혼 결혼은 돈벌이 때문”이라며 “본래 이번 사건은 사소한 일이었지만 외부에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마오쯔 유골의 구매자를 찾지 못해 영혼결혼식은 성사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10월 15일 왕훙 마오쯔는 라이브 중계를 통해 이번 방송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며 자신이 우울증을 앓은 지 오래됐다고 고백했다. 인터넷에 유포된 영상에는 마오쯔가 라이브 방송 중 농약을 꺼내 보이는 장면이 포함됐다. 당시 일부 네티즌들은 댓글로 “빨리 마셔” 라며 자살을 종용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마오쯔의 친구는 인터뷰에서 이날 마오쯔는 진짜로 자살할 생각이 없었으며 단지 남자친구에게 알리려던 시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방송이 끝나자마자 응급 전화 120에 신고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젊은 미모의 여성이 사망할 경우 ‘영혼결혼식’ 대상이 될 수 있다. 홍콩 영화 ‘천녀유혼’의 주인공 녜샤오첸(聶小倩·섭소천)이 된 셈이라고 펑파이는 지적했다. 중국에서 영혼결혼식은 봉건적 유물이자 여성 차별이며, 여성을 물질화시키는 악습으로 비난 받는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이런 악습이 되살아나는 추세라고 한다.
일부 지역에선 ‘영혼결혼식’을 위해 부녀자를 살해한 사건도 발생했다. 간쑤(甘肅)성의 주민 마충화(馬崇華)는 정신병을 앓는 여성 두 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영혼결혼식’을 위해 판매했다가 사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6년 네이멍구의 왕(王) 모 씨는 조카딸을 협박해 친언니를 살해하도록 강요한 뒤 ‘영혼결혼식’으로 이익을 취했다고 펑파이는 지적했다.
중국 형법은 302조에서 “시체와 유골, 유해를 절도, 모욕, 고의 훼손할 경우 3년 이하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체 절도는 형사 범죄에 속한다. 이번 사건 용의자 장씨의 부인은 동업자 사이의 경쟁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남편을 변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