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33·상하이)이 4년 만에 나선 중국 무대 복귀전에서 '배구 여제'다운 기량을 뽐냈다.
김연경은 27일 중국 광둥성 장먼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1~22 중국여자배구 슈퍼리그 랴오닝 화쥔과의 1라운드 맞대결에서 양 팀 합계 최다 득점(17점)을 기록하며 상하이의 세트 스코어 3-0(25-23, 25-17, 25-17) 완승을 이끌었다. 타점 높은 공격과 안정감 있는 리시브가 돋보였다. 승부처에서 연속 득점을 쏟아내는 폭발력도 보여줬다. 상하이는 김연경의 활약 속에 시즌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연경은 지난 8월 8일 열린 세르비아와의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이후 111일 만에 실전 경기를 치렀다.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1세트 5-5 동점에서 블로킹을 해내며 첫 득점을 올린 김연경은 바로 시간차 공격까지 성공시켰다. 세터 쉬샤오팅과의 호흡도 점차 좋아졌다. 17-16에서는 완벽한 오픈 공격을 랴오닝 코트 구석에 찔러넣었다. 1세트만 5득점.
2세트 12-12에서는 상대 3인 블로커 벽을 뚫고 백어택 공격을 성공시켰다. 18-14에서는 이 경기 2번째 블로킹까지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벌렸다.
이 경기는 1시간 28분 만에 끝났다. 김연경이 3세트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4-4에서 연속 득점, 7-5에서 4연속 득점을 쏟아냈다. 17-11에서도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승기를 잡은 상하이는 22-17로 앞선 상황에서 김연경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중국배구협회는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인원을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상하이는 김연경과 함께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조던 라슨(35·미국)도 외국인 선수로 두고 있다. 두 선수의 포지션(레프트)은 같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상하이는 난감해졌다.
김연경과 라슨의 출전 시간 분배가 화두로 떠올랐다. 개막전에서는 김연경이 선발로 나섰고, 라슨은 2·3세트 후반 조커로 투입됐다. 각자 임무를 잘 해내며 윈윈(win-win) 가능성을 확인했다. 두 선수 모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는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다. 일정이 타이트하다. 상하이는 개막 첫 8일 동안 6경기를 치른다. 비록 한 코트에 외국인 선수 2명이 모두 출전할 순 없지만, 체력 안배는 더 수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