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27)와 임선주(31·이상 인천 현대제철)가 뉴질랜드와 평가전서 맹활약을 펼치며 다음 평가전도 기대하게 했다.
콜린 벨(영국)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과 임선주의 역전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한국은 전반 내내 뉴질랜드 공격을 받았다. 신체 조건이 좋은 뉴질랜드 선수들의 공격이 매서웠다. 뉴질랜드 공격의 흐름을 태클로 끊기 바빴다. 전체적으로 고전하는 흐름으로 경기가 전개됐다. 후방 빌드업도 원활하지 못했다. 결국 전반 25분 알리 라일리의 크로스를 재키 핸드가 헤딩 슛으로 연결해 선제 실점을 내줬다.
벨 감독은 후반 교체 카드를 투입해 변화를 모색했다. 이금민(브라이튼)을 빼고 최유리를 투입했다. 최유리는 한국의 동점골에 기여했다. 후반 14분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 공간으로 침투한 최유리는 골대 앞으로 낮게 크로스를 뿌려줬고, 달려들던 추효주(수원도시공사)에게 전달되기에 앞서 뉴질랜드 수비수 메이케일라 무어의 다리에 맞고 자책골이 됐다.
벨 감독이 경기 전부터 강조해온 ‘전방 압박’이 후반 최유리 교체 투입 후 계속됐다. 측면 공격수 최유리는 득점이 없었지만, 골을 터뜨린 선수만큼이나 빛났다. 활동량이 많은 최유리 투입 후 조직력이 맞물리기 시작해 한국은 점차 공격 주도권을 가져왔다. 저돌적인 공격 성향을 갖고 있어 침투뿐만 아니라 슈팅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중앙 수비수 임선주는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임선주는 중앙 수비라인과 전방을 오가며 공격 가교 역할을 했다. 후방을 책임지던 임선주는 전방에서 한 방을 터뜨렸다. 후반 35분 프리킥 상황에서 조소현(토트넘)의 크로스를 임선주가 침착하게 헤딩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31번째 생일날 85번째 A매치 경기에서 터진 통산 6번째 골이었다.
둘은 올 시즌 인천 현대제철의 여자프로축구리그 9연패 통합 우승도 이끌었다. 특히 ‘파이터’ 최유리는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제철로 팀을 옮겼는데, 리그 7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9일 경주한수원과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현대제철의 통합 9연패를 이끌었다. 최유리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지난 2011년 이후 10년 동안 현대제철에 몸담은 임선주도 팀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이끌었다.
최유리와 임선주는 다음 평가전서도 팀 중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벨 감독은 내년 1월 인도에서 개최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본선에 앞서 최대한 많은 선수를 기용하며 기량을 검증 중이다. 한국은 2003년 태국 대회 3위를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인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