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KBL)서 국내 선수 리바운드 3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양홍석(24·수원 KT)과 김종규(30·원주 DB)의 경쟁 구도에 문성곤(28·안양 KGC)이 참여했다.
2020~21시즌 KBL 국내 선수 리바운드 1위는 양홍석이었다. 54경기 평균 6.7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53경기 평균 6.1개를 기록한 송교창(25·전주 KCC)을 눌렀다. 둘은 리바운드 경쟁을 펼치며 2018~19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국내 선수 리바운드 1위를 기록한 김종규의 아성을 깨뜨렸다.
농구 팬들은 양홍석과 송교창의 맞대결을 두고 이른바 ‘송양대전’이라고 불렀다. 똑같은 포워드 포지션에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돌파와 속공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공격뿐만 아니라 리바운드에서도 경쟁 구도를 형성해 라이벌 관계에 대한 기대를 더 높였다.
하지만 올 시즌 송교창이 불의의 부상을 당해 ‘송양대전’이 일시 중단됐다. 송교창은 지난달 22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 도중 왼쪽 네 번째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양홍석의 2년 연속 국내 리바운드 1위가 가까이 오는 듯했다. 1m95㎝의 신장을 활용한 양홍석은 서동철 KT 감독의 주문대로 팀 승리를 위한 수비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리바운드에 참여하는 속도가 빠르다. 양홍석이 궂은일까지 도맡자 개인 리바운드에 대한 기록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DB 산성’의 중심을 맡는 김종규는 건재했다. 김철욱(2m02㎝), 윤호영(1m96㎝) 등 높은 신장을 가진 선수들 사이에서도 2m07㎝의 김종규가 버티는 골 밑은 상대 팀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웠다. 외국인 선수들조차 김종규와 골 밑 싸움에서 밀렸다. 김종규는 양홍석과 국내 리바운드 기록 대결에서 엎치락뒤치락했다.
양홍석과 김종규의 경쟁 구도로 굳어질 뻔했던 흐름에 경쟁자가 생겼다. 리그 최고 수비수로 정평이 난 문성곤이다. 11월 초까지 양홍석과 김종규에 밀려 국내 평균 리바운드 3위에 자리했던 문성곤은 시즌을 치르면서 리바운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0일 현재 경기당 평균 7개(16경기)의 리바운드를 잡아 양홍석(17경기)과 공동 1위에 자리했다. 김종규는 15경기 리바운드 평균 6.4개를 기록 중이다.
1m96㎝의 문성곤은 리바운드보다는 상대 매치업이나 스틸에 능하다. 지난 2015년 데뷔 이후 한 번도 리바운드 부문 시즌 평균 6개를 넘어본 적 없다. 그러나 올 시즌 토종 센터 오세근(2m)이 예전 같지 않은 몸 상태를 보이고 있다. 앞선에서 상대 수비를 막던 문성곤이 골 밑 수비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공만 보면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문성곤의 성향이 리바운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오랫동안 국내 선수 리바운드 상위권 자리는 하승진(2m21㎝·은퇴), 김종규, 오세근 등 정통 센터들이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김종규라는 정통 센터뿐 아니라 포워드 양홍석과 전통 수비수 문성곤이 국내 리바운드 대전에 참여해 농구를 보는 재미가 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