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맞더라. 국산 OTT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상청’)가 그렇다. 매회 각 30여분 남짓한 12개의 에피소드에는 TV 채널에서 담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웃음’이라는 마스크로 가리고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톡톡 튀는 대사들의 향연과 맞춤옷을 입은 듯한 배우들의 연기에 탄력 받아 오픈 첫 주 시청시간 2배 증가, 신규 가입자 유입을 견인하며 웨이브의 효자로 불리고 있다. ‘이상청’에서 남편 납치사건을 맞닥뜨린 문화체육부 장관 이정은 역을 맡은 배우 김성령은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한 번 더 보고 싶게 되는 드라마”라며 흥행 돌풍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웨이브의 효자 콘텐트가 됐다. 인기를 실감하는지. “기대 이상이다. OTT를 통해 대중에 다가갔는데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지 몰랐다. 이를 계기로 국내 OTT가 더욱 발전됐으면 좋겠다. 지분은 없다, 호호호.”
-인기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정치적인 스토리를 위트있게, 현실감 넘치게 끌어낸 드라마가 기존에 잘 없지 않았나. 더구나 여성 중심이라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보고 나니 한 번 더 보고 싶게 되는 것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망설이지 않았는지. “윤성호 감독과는 10년 전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촬영하며 좋은 기억이 남았고 신선한 자극이 됐던 작품이었다. 당시 부담 없이 연기한 경험이 너무 새로웠다. 윤 감독이 갑자기 캐스팅 연락을 줬는데 신뢰가 있어 일말의 망설임이 없었다.” -여성정치인 역할에 왜 캐스팅을 한 것 같나. “나도 알고 싶다. 인맥이었나? 부탁하기 쉬웠나? 고맙게도 다른 배우들이 주인공이 나라고 듣더니 다들 좋아했다고 하더라.”
-출연진 중 가장 알려진 배우였는데 부담도 됐는지. “주연으로서 부담감은 있었다. 첫 대본 리딩을 갔는데 단 한명도 이전에 작업했던 적이 없었다. 그런데 대본 리딩 후 ‘어머!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배해선 정승길 이학주 등등 어우~ 너무 잘해서 나만 잘하면 됐다. 현장에서는 극 중 모텔 청소 아줌마까지 (연기를) 잘했다. 윤 감독이 이런 배우들을 평상시 아는건지, 오디션으로 새로 캐스팅했는지 다시 묻고 싶을 정도였다.”
-출연자로서 이 작품은 어떤 느낌이었나. “인터뷰에 앞서 생각을 해봤는데… 멋 부린 요리가 나오는 식당이 아니라 맛있는 밥집 같다. 우리 배우들의 이름이나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너무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었지 않나. 맛있게 먹고 나오는 진짜 맛집, 숨은 맛집으로 표현하고 싶다.” -작품을 선택할 당시와 현재 느낌이 다른지. “OTT 콘텐트여서 시청률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TV 드라마처럼 사람들의 피드백이 쉽지도 않다. ‘이상청’을 보라고 하면 웨이브부터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과연 이걸 얼마만큼 (대중이) 받아들일까 생각했다. 가입률 1위에 넷플릭스, 디즈니+보다 시청시간도 길었다 하니 자랑스러웠다. 염려가 있었음에도 볼 사람은 다 본다는 것을 느꼈다.”
-문체부 장관 역할은 따로 참고한 인물이 있나. “조윤선 전 장관 때와 나경원 전 의원의 외적 모습을 살폈다. 작품에 입고 나온 의상은 모두 여성정치인의 단골 의상실에서 공수했다. 디자이너께 부탁했더니 흔쾌히 제작을 해줘 거의 다 맞춤옷을 입고 연기했다.”
-사격신이나 총 잡는 연습을 어떻게 했는지. “사격을 평소에 좋아하고, 앞서 ‘미세스캅’ ‘표적’ ‘아는형님’ 등에서 사격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클레이 사격은 처음이었다. 연습 시간이 없어 촬영 2시간 전 레슨을 받았다. 날아가는 표적을 맞히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선수가 가르쳐줬는데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