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시즌 K리그1(1부) 남은 한 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K리그2(2부) 대전하나시티즌과 K리그1 강원FC가 8일 오후 7시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치른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12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차전까지 치러 이기는 팀이 내년에 1부에서 뛰게 된다.
2015년 강등됐던 대전은 지난 시즌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했으며 7년 만에 1부 승격을 노린다. 올 시즌 K리그2 3위였던 대전은 준PO에서 전남 드래곤즈, PO에서 2위 FC안양을 꺾고 올라왔다. 상대는 K리그1 11위 강원이다.
이영표 강원 대표이사는 지난달 성적 부진이 이어지자 ‘2002년 한일 월드컵 동료’ 최용수(50) 감독에게 SOS를 쳤다. 최용수 감독은 부임 후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강원은 K리그 11위에 그쳐 승강전을 치르게 됐다.
‘도쿄 대첩’ 당시 동료였던 이민성(48) 대전 감독과 최용수 강원 감독은 적으로 만난다. 1997년 9월 28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 당시 후반 41분 최용수의 패스를 받은 이민성이 중거리 슛으로 역전 골을 뽑아냈다. 당시 송재익 캐스터가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외치며 이 경기는 '도쿄 대첩'으로 남았다.
이민성 감독은 “당시 별로 친하지 않았다. 용수 형이 줄 데가 없어서 준 것 같다. 최 감독님이 이번에도 저한테 좋은 어시스트를 해서 저희가 꼭 승격할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민성 감독이 ‘후지산’을 무너뜨렸던 것처럼 승격의 벽을 무너뜨릴지,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1부 요새를 지켜낼지 관심사다.
최용수 감독은 강원 지휘봉을 잡고 친정팀 서울전에서 수비적으로 나섰다. 성남FC와 최종전에서는 빠른 전환으로 공격 부문을 점검했다. 성남전에서 2골을 몰아친 김대원,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 발끝에 기대를 건다. 최용수 감독은 2018년 10월 11위였던 서울을 승강PO에서 생존시킨 바 있다. 최용수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2경기 180분을 잘 준비해 반드시 1부 잔류라는 큰 숙제를 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은 강원의 스리백을 넘기 위해 ‘바이오 카드’를 꺼내 들 전망이다. 정규리그에서 부진했던 1m97㎝ 장신 바이오(26·브라질)는 안양과 PO 2차전에서 멀티 골을 몰아쳤다. 강원에서 뛴 바 있으며 대전 유니폼을 입고 9골을 터트린 일본인 마사에게도 기대를 건다.
현영민 JTBC 해설위원은 “대전은 홈에서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PO 후 약 한 달간 실전 공백이 있다. 홈에서 중압감이 있을 텐데 초반 10분간 분위기를 빠르게 찾아올 필요가 있다. 강원은 최 감독 부임 후 선수들 집중력이 높아졌으며, 선수비 후역습으로 실리 축구를 했다. 결국 선제골 싸움이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있으니 서울은 무리한 운영보다는 실리 축구로 ‘득점 후 무승부’를 거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원정 골은 홈 2차전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양 팀 키 플레이어에 대해 현 위원은 “대전은 승격이 간절한 마사다. 강원은 최다득점자(9골) 김대원이다. 수비 후 김대원의 카운터 어택을 노릴 수 있다”고 했다.
대전은 1부 승격의 염원을 담아 E석 티켓을 1111원에 판매한 뒤 입장수입 전액을 기부한다. 강원은 K리그 1부 잔류에 성공하면 승강 PO 홈경기 입장료를 팬들에게 환불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