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약 2년2개월 만에 처음 100 이하로 떨어졌다.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보다 임차인을 찾는 물건이 많아진 것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1을 기록해 2019년 10월 21일(99.9) 이후 약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100) 이하로 떨어졌다. 전세수급 지수(0∼200)가 100 이하로 내려갈수록 시장에서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 등 8개 구가 포함된 동북권은 지난주 101.1에서 이번주 99.8로 내려왔고,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은 지난주 102.4에서 금주 98.0으로 떨어졌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이번주 97.0을 기록하며 4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다만 용산과 종로, 중구 등 도심권은 이번주 기준선(100.0)에 들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 100.1에서 이번주 99.2를 기록하며 2020년 6월 22일(99.9) 이후 약 1년 반 만에 기준선 밑으로 하락했다.
과거 양상과 사뭇 다르다. 보통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전세수요가 늘어나는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세 이동 수요가 줄어들고, '급전세'도 쌓이는 모양새다.
업계는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1억∼4억원 이상 급등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까지 강화하면서 신규 이동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요구하면 전월세 가격 상승이 5%로 제한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요구한 재계약이 증가했다. 반면 전셋값 급등과 대출 규제로 신규 전세 수요는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