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롯데 외야는 전준우-민병헌-손아섭으로 베테랑 삼총사로 구성됐다. 수비력은 다소 떨어져도 타격만큼은 국가대표급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대대적인 변화 가능성이 크다. 민병헌이 뇌동맥류로 인한 건강 관리 차원에서 이미 은퇴를 알렸다. 손아섭은 개인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최다안타 1위' 전준우의 1루수 전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그는 2년 전에 1루수 전향을 준비한 적 있다.
변화의 신호탄은 이미 쏘아 올렸다.
롯데는 내년 시즌 부산 사직구장 그라운드를 확장한다. 외야 펜스를 기존 4.8m에서 6m로 더 높이고, 홈플레이트를 백스톱 쪽으로 이동시킨다. 타자 친화 구장에서 투수 친화 구장으로 변모했다. 이에 따라 외야수의 수비가 더 중요해졌다.
이는 2년 간 유격수로 안정된 수비로 팀에 기여한 딕슨 마차도와 작별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신 새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 DJ 피터스(26)를 총액 68만 달러(약 8억원)에 영입했다. 피터스는 2021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70경기에서 타율 0.197(223타수 44안타), 13홈런, 38타점을 기록했다. 장타력과 함께 외야 포지션까지 고려한 영입이다. 롯데는 "피터스는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정도의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고 평가했다.
팀 도루 꼴찌(60개)의 느림보 군단 이미지를 벗고, 낮은 외야 수비력 강화를 기대해 지도자 영입까지 마쳤다. 2022시즌 작전·주루·외야 코치로 1군 김평호, 2군(퓨처스) 전준호 코치가 맡는다. 화끈한 공격 야구의 색깔을 유지해온 롯데가 내년부터 공격·수비·주루가 잘 어우러진 짜임새 있는 야구에 도전하는 것이다.
외야 전력 보강도 노린다. 롯데는 올 시즌에도 FA 시장에 대한 관심이나 협상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FA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외부 FA 영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수비력이 뒷받침된 외야수를 보강해 팀 전력 강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올 시즌 민병헌의 빈 자리에 젊은 외야수를 두루 기용했으나, 공격과 수비를 모두 만족하게 하는 자원은 거의 없었다. 롯데가 외부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손아섭의 잔류 여부도 미정이다. 그는 올해 타율 0.319(7위)를 기록하며 정교함을 자랑했다. 하지만 장타력이 2020년 0.493에서 올 시즌 0.397로 떨어졌고, 직구 공략 타율이 떨어졌다.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상금이 최대 10억으로 적은 편이라 타 구단 이적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