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대전하나시티즌 마사(26·일본)가 K리그1(1부리그) 승격 실패 아픔을 딛고 다시 달린다.
마사는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에 "2021년 12월 12일. 이날 있었던 일은 평생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져도 이날을 생각하며 매일 운동장에서 달리겠습니다. 대전하나 팬들, 1년 더 기다려주세요"라고 적었다.
지난 12일은 대전과 1부 팀 강원FC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치러진 날이다. 8일 1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대전은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6년 만의 1부 복귀를 확정했다. 하지만 대전은 2차전 원정경기에서 1-4로 패했다. 1·2차전 합계 2-4로 뒤져 1부 승격 꿈도 깨졌다.
마사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올 시즌을 통틀어 대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였다. 왕성한 활동량과 날카로운 득점력(리그 9골)으로 에이스급 실력을 갖춘 데다 정신력까지 강해서다. 그는 지난 10월 10일 안산 그리너스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인터뷰에서 어설픈 한국어로 "나는 실패한 축구선수였다. 하지만 오늘처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경기가 있다. 승격에도 인생을 걸겠다"고 말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사의 축구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2014년 일본 2부리그 교토 퍼플상가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8년 차가 된 올 시즌까지도 일본이나 한국의 1부 리그에 정착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FC에서 강원으로 이적하며 처음 1부 무대를 밟았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려 다시 6개월 만에 2부 대전에 임대됐다. 그럼에도 마사는 1부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갔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팬은 큰 감동을 받았고, 팀 동료들은 '원팀'으로 똘똘 뭉쳤다. 동료들은 포기를 모르는 그를 '오뚜기'라고 부른다.
마사는 강원과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뒤 "(2차전에서) 무승부만 해도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꼭 압도적으로 이기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2차전에서 마사는 강원 미드필더진에 꽁꽁 묶여 활약하지 못했다. 환호하는 강원 선수단을 바라보며 라커룸으로 터벅터벅 걷는 마사의 얼굴엔 눈물이 맺혔다.
수모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이어졌다. 최용수 강원 감독은 경기 후 "축구에서 압도적인 경기는 있을 수 없다. 마사가 '압도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말한 건, 실수였다"고 꼬집었다. 강원 베테랑 미드필더 한국영도 "마사가 인생을 걸고 승격하겠다고 말했는데, 인생이라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좌절할 법도 하지만 마사는 이미 아픔을 털어냈다. 또 다시 '오뚜기 정신'을 발휘한 그는 휴식도 반납하고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마사가 많이 아쉬워했다. 그래도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다. 누구보다 의지가 강한 선수인 만큼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전했다. 대전 선수단은 내년 1월 2일 소집됐지만, 그는 동계훈련을 대비해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마사는 "패자나 2부리거, (나를 향해) 무슨 말을 나에게 해도 상관없다. 그래도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