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시 한국 경마는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1부터 5까지 숫자 키워드로 2021년 한국 경마를 돌아봤다.
1=한국 경마계에서 세계 1위라는 역사가 탄생했다. 한국마사회 소속 닉스고의 활약 덕분이다. 닉스고는 지난 11월 미국 최고의 경주라고 할 수 있는 ‘브리더스컵 클래식’에서 여유롭게 우승을 따내며 세계 경주마 랭킹 1위에 등극했다.
1억원에 사들인 말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상금만 100억원을 넘어서며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씨수말 데뷔를 앞둔 만큼 내년에는 더 기쁜 소식으로 희망과 용기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2=코로나19 팬데믹이 2년에 걸쳐 지속하면서 한국 경마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생산 농가와 경마 관계자들은 비대면·언택트 방식의 베팅 허용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례없는 적자를 기록하며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던 한국마사회 역시 무관중 경마를 지속했지만 차입 경영에 대한 우려까지 낳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11월부터 간신히 고객 입장이 재개됐지만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발매 도입 법안에 대한 논의 역시 멈춰 서며 기약이 없는 상태다. 내년에는 지금의 위기를 딛고 우리 경마가 기지개를 켤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심장의고동’은 3번째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따내며 혈통의 힘을 보여줬다. 지난 11월 28일 서울 경마공원 제8경주 대통령배에서 심장의고동의 승리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세계일보배’ 우승 이후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하며 부진했기 때문이다.
경쟁마 ‘판타스틱맨’ ‘터치스타맨’ 등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초반 중위권에서 두드러지지 않았던 심장의고동은 경주 후반 바깥쪽으로 자리를 옮겨 선두를 장악해 아버지 명마 ‘지금이순간’도 이루지 못했던 대통령배의 주인공이 됐다. 2년 만에 재도전한 대통령배에서 베테랑 문세영 기수와의 명불허전 호흡으로 이룬 결과였다
4=마사회는 경마시행 조기 정상화를 위해 4분기부터 대상 경주와 챔피언십 등 시리즈 운영에 나섰다.
우선 경마 정상화 및 우수 국산마, 거리별 최우수마 선발을 위해 대상경주 시행을 추진했다. 지난 10월 3일 ‘문화일보배’와 올해 처음 시행된 ‘아름다운질주Stake’로 포문을 열었는데 총 18개의 대상경주가 3개월에 걸쳐 진행되며 경마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5=지난 7월 경마 팬들의 기대와 응원을 한껏 등에 업고 5명의 신입 기수들이 데뷔했다. 38기 권오찬, 김태희, 서강주, 신윤섭, 윤형석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데뷔 후 6개월의 시간이 지난 현재 신입 기수 중 제일 먼저 100회 출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신윤섭 기수가 눈에 띈다. 동기들 중 가장 먼저 1승을 거뒀던 신윤섭 기수는 이번 달에만 3승, 현재 총 9승을 기록하며 새내기 중 가장 먼저 10승의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사회 관계자는 “내년은 경마 시행 100주년이다. 한국 경마가 이 땅에서 태동한 지 100년이 되는 해인 만큼 우리 경마에도 밝고 긍정적인 뉴스들로 가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