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병(말단비대증)을 앓고 있는 전 농구 국가대표 김영희(58)씨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특별보조금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지난 23일 공단 이사회를 열고 김씨에게 특별보조금 1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황희 문체부 장관은 오는 29일 김씨 자택을 방문해 특별보조금을 전달하고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특별보조금은 국내 체육발전에 힘쓰고 위상을 높인 공이 있음에도 생활 형편이 어려운 체육인에게 생활비와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체육인 복지사업이다.
이번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김씨는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농구 은메달, 1984년 LA올림픽 농구 은메달,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농구 은메달을 따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1984년 올림픽 이후 말단비대증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했다.
김씨는 지난달 1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해 안타까운 근황을 전했다. 김씨는 “얼마 전에 크게 아파서 2개월 동안 입원을 했다”며 “장기가 커지는 병이라 예전에 수술했던 자리에 피가 많이 고여 있었다. 병원 안에서 힘든 고비를 많이 넘겼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말단비대증 판정을 받은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1986년 아시안게임까지 뛰고 나서 이듬해 11월 훈련 도중 반신 마비가 오고 앞이 안 보였다. 실명할 뻔했다”며 “당시 진통제만 하루에 15알 넘게 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외출을 하면 사람들이 ‘여자야 남자야’, ‘저것도 인간이냐’ 하면서 큭큭 웃더라. 그런 소리가 듣기 싫어서 바로 다시 집에 들어왔다”며 “언제는 중학생 20명이 대문을 두들기면서 ‘거인 나와라’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김씨는 “한 3~4년 정도 집 밖으로 안 나갔다”며 “불안증, 우울증이 심해져서 밤에 영하 15도까지 내려간 날에 난방도 틀지 않고 문을 열어 놓고 혼자 울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현재 생활고에 시달린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김씨는 “올림픽 연금으로 70만원으로 생활 중인데 이번에 입원하면서 병원비가 많이 나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후배 농구 선수 서장훈과 과거 대표팀에서 함께 운동했던 허재 감독이 응원차 돈을 보내줬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다. 고맙더라”며 “(두 사람이) 정이 많다. 겉모습만 보면 안 된다”고 감사함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