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팬들 관심은 떨어지고 있는데 올겨울 FA(자유계약) 시장에서 역대급 '쩐의 전쟁'이 벌어졌다.
30일 스포츠빅데이터 전문 기업 티엘오지에 따르면 KBO리그 정규시즌 TV 평균 시청률이 0.84%에서 0.71%로 줄어 15.1%가 감소했다. TV 총 시청자 수도 15.7% (1억2782만명→1억776만명) 떨어졌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총 동시 접속자 수도 20.3%(2140만명→1706만명) 하락했다. 티엘오지 측은 "시청률, 접속자 수 등 객관적인 지표가 매년 떨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KBO리그 관련 언급도 주는 추세다. 전체적으로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KBO리그는 무관중 혹은 축소 관중으로 두 시즌을 보냈다. 그 와중에 지난 7월 선수들이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기고 술판을 벌여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이로 인해 KBO리그가 갑자기 중단되면서 리그 구성원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 10월 프로야구 중계 케이블 방송 4사는 KBO와 10개 구단을 상대로 손해 배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FA 시장은 뜨겁다.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총액 1000억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29일 현재 FA 13명이 계약하면서 총 96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팀을 옮긴 선수가 5명이나 돼 원소속팀에 지불하는 보상금까지 더하면 벌써 1000억원이 넘었다. 100억원대 계약이 무려 5명이나 됐다. 나성범(150억원), 양현종(103억원), 박건우(100억원), 김재환(115억원), 김현수(115억원) 등이 주인공이다. 올해 이전까지 100억원대 계약을 맺은 선수는 총 5명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야구단 사정은 어렵다. 가장 큰 수입원이었던 입장 수입이 현저하게 줄고 광고 판매도 떨어졌다. 이에 각 구단은 FA 시장에서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갑을 더 열 수밖에 없었다.
전 세계적으로 심화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바람이 KBO리그에도 당도했다. 그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처음 도입된 퓨처스리그(2군) FA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14명이 자격을 얻었지만 3명(전유수·국해성·강동연)만 신청했다. 1군 FA 시장과 달리 계약 금액 조건보다 계약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양의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은 "지금 제도에선 결국 방출과 마찬가지"라며 아쉬워했다.
야구팬은 떠나고 있는데 선수 사이에서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 KBO리그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