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의 포워드 안영준(26·1m95㎝)이 3라운드 들어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안영준은 지난 29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1분 32초 동안 3점 슛 4개를 포함해 24득점을 기록했다. 6리바운드, 5어시스트도 올렸다. 1쿼터 8점, 2쿼터 10점을 내는 등 전반 동안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점수를 몰아쳤다. 2019년 기록했던 한 경기 득점 커리어하이(25점)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지만,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라운드에서만 8경기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 초반 SK의 공격은 매끄럽지 못했다. 한국가스공사가 앤드류 니콜슨과 차바위의 결장으로 전력 공백을 겪고 있는 상태였음에도 1쿼터를 21-20으로 마쳤다. 그러나 2쿼터부터 달랐다. 수비에서는 스위치 디펜스로 두경민-김낙현-클리프 알렉산더의 2대2를 봉쇄했다. 공격에서는 안영준이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2쿼터 4분 13초가 남은 상황에서 연속 득점을 올리며 이날 경기의 승기를 잡았다. 안영준은 이때 2분여 동안 3점 슛을 포함해 7득점을 성공시켰다. 그는 얼리오펜스에서 깔끔한 득점 마무리를, 세트오펜스에서는 포스트업으로 미스매치를 공략하며 팀 득점으로 연결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3라운드 활약이 눈부시다. 2라운드에선 평균 11.7점을 기록했지만, 3라운드에서는 평균 득점이 16.2점으로 크게 올랐다. 국내 선수 중 이대성(오리온·18.1점)에 이은 2위 기록이다. 현재 성적이라면 3라운드 MVP까지 노려볼 만하다. 안영준은 30일 일간스포츠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훈련 강도를 좀 높였다. 이전까지는 경기 전 개인 루틴에 따라 훈련을 진행했지만, 3라운드 쯤부터는 최준용 형, 배병준 형, 오재현 선수와 함께 비시즌 때 루틴대로 훈련하고 있다"며 "한상민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시는 가운데 훈련 강도를 높였더니 부진했던 시기를 극복하고 슈팅 감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안영준은 코치 시절부터 이어진 전희철 SK 감독의 조언 덕분에 간결한 플레이를 몸에 익히는 중이다. 안영준은 "감독님께서는 코치로 계시던 제 신인 때부터 항상 공을 잡은 후 끌지 말고 간결하게 하는 게 좋다고 가르치셨다"면서 "그 가르침이 몸으로 나오는 것 같고,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신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영준은 최근 좋은 득점력 뒤에 최준용의 도움이 있었다고 꼽았다. SK는 장신 포워드인 안영준과 최준용을 2번(슈팅 가드)으로 번갈아 사용하면서 다양한 공격 패턴을 선보이는 중이다. 안영준은 "29일 경기에서 내 슛감이 좋으니 준용 형이 많이 밀어줬다"며 "워낙 패스 능력이 좋고 리딩이 뛰어난 선수다. 나보고 계속 공격하라고 얘기하면서 의도적으로 공을 몰아줬다"고 했다.
29일 경기에서 승리한 SK는 선두 KT와 격차를 2경기로 줄이고 2021년 일정을 마치게 됐다. 안영준은 "지금까지 우리 선수단 전원 안 다치고 잘해줬다. 6라운드를 마칠 때까지 모두들 몸 관리를 잘해서 다치지 않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신인 시절 이후 4년 만에 우승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