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는 2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고양 오리온과 홈 경기에서 73-69로 승리했다. 현대모비스는 오리온과 공동 4위였지만 이날 승리하면서 경쟁자 오리온을 제치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승리를 결정지은 건 현대모비스가 키워온, 어린 선수들이다. 승부처였던 4쿼터에는 어린 선수들의 존재감이 한층 더 돋보였다. 3쿼터까지 현대모비스는 55-60으로 오리온에 뒤처졌다. 베테랑 이현민과 함지훈이 추격을 이끌었지만, 역전을 이루지 못하고 체력은 떨어진 상황이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베테랑을 전부 뺀 후 외국인 선수 라숀 토마스, 김국찬, 이우석, 김동준, 신민석으로 4쿼터를 출발했다. 외국인 토마스와 김국찬을 제외하면 모두 1, 2년 차인 99년생 선수들이다.
유 감독의 모험은 통했다. 김국찬은 4쿼터 6분 60초를 남겨놓고 3점 슛으로 2쿼터 후 첫 역전 득점을 터뜨렸다. 신민석은 오리온 전력의 핵심인 이승현을 마크했다. 여기에 경기 막판 김동준이 역전 결승 3점 슛을 꽂아 넣었고, 이우석은 반대쪽 코너에서 3점 플레이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어린 선수들을 대폭 기용하면서 경험을 쌓고 팀 전술에 녹아들게 하고 있다. 성과도 있다.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이우석은 올 시즌 평균 득점 10.9점을 기록 중이다. 신인왕 후보 중 이정현(오리온·10.3점)을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이우석은 2일 경기에서도 쐐기 3점 플레이를 포함해 16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 선봉에 섰다.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평균 26분 7초를 뛰며 10.1점을 기록한 서명진, 재활에서 돌아와 평균 26분 3초를 뛰며 9.8점을 기록 중인 김국찬 등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서서히 자리 잡는 모양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10월을 3승 6패(9위)로 출발했다. 2라운드 이후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했지만, 팀 완성도에서 상위권 팀에 미치지 못했다. 설익은 플레이는 상위권과 맞대결에서 드러났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3라운드 이틀 연속으로 1, 2위인 수원 KT와 서울 SK를 만나 연패했다. KT전에서는 23점 차 리드를 뒤집히며 역전패했고, SK전에서는 턴오버 17개를 기록하며 4쿼터에 무너졌다. 당시 유재학 감독은 “선수들이 후반에 쫓기듯이 한다. KT전은 수비 변화를 주지 않은 감독의 잘못이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계속 경험 부족을 말하기보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어린 팀을 만들어가는 고충을 전했다.
여전히 불안 요소는 있지만, 현대모비스는 신구 조화로 이겨내면서 어느덧 단독 4위에 올라섰다. 어린 선수들이 흔들릴 때는 함지훈, 이현민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준다. 덕분에 어린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고도 중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3위 안양 KGC와 승차도 1.5경기(2일 기준)까지 좁히며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