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 진출 과정에서 LG와의 협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가 개막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에서 열린 국내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기존 TV 패널 부족이 심했을 때부터 LG로부터 패널을 구매하고 있다"며 "OLED 패널 구매는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LCD 패널 기반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주력 프리미엄 제품으로 선보여왔다. 그런데 OLED TV로의 전환 필요성을 느끼고 LG로부터 패널을 공급받아 '동맹'을 맺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한 부회장의 발언으로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던 삼성과 LG의 협업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LG 'OLED TV'.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삼성전자의 OLED TV 대열 합류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박형세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은 지난 4일 콘퍼런스콜 형식의 기자간담회에서 "공식적으로 삼성전자가 OLED TV에 진입한다는 것은 들은 바 없다"면서도 "만약 합류한다면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박 본부장은 또 "지금 20개 이상의 메이저 TV 업체들이 OLED 캠프에 합류했고, 삼성전자가 마지막으로 합류해준다면 OLED 시장과 생태계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라며 "모든 업체가 OLED를 인정한다는 긍정적인 사인"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OLED TV 시장에서 LG전자는 60%가 넘는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한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을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올해 OLED TV 시장은 작년의 650만대에서 800만대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업계는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가 차세대 TV인 QD(양자점)-OLED TV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다.
한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QD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고 있는데 아직 원하는 수량이 안 나와서 전시회에서 뺐다"며 "수량을 확보하면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