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상금 늘려 판 키워라...2022 시즌 프로골프 '쩐의 전쟁'
올해 국내외 프로골프 투어들의 화두는 ‘쩐의 전쟁’이다. 우수 선수들을 붙잡기 위해 상금 규모를 키우고, 보너스를 늘리는 ‘당근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남자 골프에선 중동의 '오일 머니'를 앞세운 투어들이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와 대립각을 세워가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를 내세운 아시안투어는 다음 달 본격적으로 시즌을 치른다. 특히 다음 달 3일부터 나흘간 열릴 사우디 인터내셔널엔 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특급 골퍼들이 대거 출전한다.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필 미켈슨(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일찌감치 출전을 확정했다. 이어 4일(한국시간)엔 패트릭 리드,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 등이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을 추가로 확정했다.
사우디 인터내셔널 주최 측은 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에게 100만 달러(11억9000만원) 이상 초청료에 7성급 호텔 숙식 제공 등의 물량 공세로 출전을 유도했다. 당초 PGA 투어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투어 멤버들이 출전하는 걸 금지했다가 지난 달 조건부 출전을 허용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아랍에미리트(UAE) 물류 기업을 끌어들인 유러피언투어도 이번 시즌부터 DP월드투어로 이름을 바꾸고서 시즌 총상금을 사상 최대인 2억 달러(2396억원)로 키워 유럽 출신 골퍼들을 유혹했다.
PGA 투어도 상금 규모를 키우는 것으로 선수들 붙잡기에 안간힘을 썼다. 2021~22시즌 총상금 규모는 4억4500만 달러(5300억원)로 역시 역대 최대다. 상금이 가장 많이 걸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2000만 달러(238억6000만원)까지 키웠고, 플레이오프 보너스 총상금도 기존 6000만 달러(718억원)에서 7500만 달러(898억원)로 높였다.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을 신설해 10명에게 보너스 4000만 달러(479억원)를 지급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여자 골프에선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역대 최대인 시즌 총상금 8570만 달러(1026억원) 규모로 2022시즌을 치른다. 5대 메이저 대회 상금 규모를 모두 키웠다. 또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엔 여자 골프 사상 최다인 700만 달러(83억8000만원)의 총상금을 책정했다. 4일 2022시즌 일정을 발표한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33개 대회, 총상금 305억원 규모로 열린다. KLPGA 투어에서 한 시즌 총상금이 300억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10월 23~26일 국내에서 열릴 LPGA 투어 대회와 같은 기간에 KLPGA 투어도 신설 대회를 추진하기로 해 여자 골프 두 투어 사이에 팽팽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