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스케이팅 간판 유영(18·수리고)과 차준환(21·고려대)이 각각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출전권을 획득했다.
유영은 9일 경기도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76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6.62점, 예술점수(PCS) 68.32점으로 총점 144.94점을 받았다. 전날(8일) 쇼트프로그램 76.55점을 합한 최종 총점 221.49점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유영은 1차 선발전(208.59점)에 이어 2차 선발전까지 우승하며 두 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가뿐히 손에 넣었다. 유영은 '김연아 키즈'로 통한다. 어릴 때 싱가포르로 유학을 떠나 만 6세에 피겨를 시작했다.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대회에서 세계 최고점으로 금메달을 따내는 등 한창 국제 무대를 휩쓸 당시 피겨에 입문한 것이다.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걷고자 2013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2016년 만 11세 8개월의 나이로 국내 종합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이때부터 김연아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떠오르며 '피겨 신동'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유영은 2019~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한국 여자 싱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217.49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2월 국내에서 열린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김연아 이후 11년 만에 4대륙선수권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카밀라 발리예바,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등 러시아 여자 선수들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까지 성공하고 있다. 유영은 이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필살기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여자 선수 중 트리플 악셀이 가능한 선수는 유영뿐이다. 그는 8일과 9일 트리플 악셀을 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올림픽 메달권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다. 각종 CF에 출연한 아역배우 출신 차준환은 이날 기술점수(TES) 94.80점, 예술점수(PCS) 90.20점으로 총점 185.00점을 받아 전날 쇼트 프로그램(98.31점)을 합한 최종 283.31점으로 우승했다. 1차, 2차 대회 모두 우승하며 2위까지 주는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로써 차준환은 남자 싱글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2회 연속 올림픽 출전 기록을 작성했다.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248.59점을 얻어 한국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순위인 15위를 차지한 바 있다.
차준환은 한국 피겨 남자 싱글 사상 첫 올림픽 톱10에 도전한다. 그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연속으로 성공한 건 올 시즌 처음이다. 평창 올림픽 때보다 더 단단해졌음을 느낀다.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시형(고려대, 477.85점)과 김예림(수리고, 413.46점)은 각각 남녀 2위를 기록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