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지난달 22일 강진성(29)이 팀을 떠났다. 강진성은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박건우(32)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다. 그는 지난 시즌 1루수로 팀 내 최다인 115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최근 2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1루수 선발 출전이 무려 210경기로 압도적인 1위(2위 이원재·45경기)였다. 타격 슬럼프에 빠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하지 못했는데 즉시 전력감이라고 판단한 두산이 큰 고민하지 않고 호명했다.
공교롭게도 NC는 강진성의 백업이던 이원재(33)도 팀에 없다. 이원재는 지난 시즌 1루수로 15경기 선발 출전한 왼손 타자다. 출전 횟수가 강진성에 이은 팀 내 2위. 하지만 타격 부진(31경기 타율 0.231)에 발목이 잡혔다. NC는 시즌 뒤 대대적으로 선수단을 개편하며 그를 방출 명단에 포함했다. 이원재를 방출할 때만 하더라도 우려가 크지 않았다. 그만큼 강진성의 입지가 확고했다. 그러나 강진성이 보상선수로 이탈하니 이원재의 공백마저 크게 느껴지고 있다.
NC는 지난해 4월 26일 베테랑 1루수 모창민(37)이 은퇴했다. 2021시즌 1루수 선발 출전 경험이 있는 5명 중 3명이 이탈해 윤형준(28·선발 출전 11경기)과 도태훈(29·선발 출전 1경기)만 남았다. 이 중 전문 1루수는 윤형준뿐이다.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첫 번째 키를 쥔 선수는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32)다. 마티니는 영입 당시 중견수로 분류됐지만 1루수 겸업 가능성이 커졌다. 이동욱 감독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영상으로 보니 1루를 맡을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마티니는 메이저리그(MLB)에선 1루수 출전 경험이 없다. 통산 소화한 580과 3분의 1이닝 중 579와 3분의 1이닝(투수 1이닝)을 외야수로 채웠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선 1루수로 통산 613과 3분의 1이닝을 뛰었다.
NC는 이번 겨울 외부 FA로 외야수 손아섭(34)과 박건우를 영입했다. 주전 우익수 나성범(33·KIA 타이거즈)이 FA 이적했지만, 양적으로는 더 풍족해졌다. 이동욱 감독은 "마티니가 1루수로 출전하면 박건우가 중견수를 맡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대안은 내부 경쟁이다. 오영수(22) 서호철(26) 윤형준 등이 기회를 노린다. 상무야구단에서 전역한 오영수는 지난해 2군(퓨처스) 타율 0.332를 기록했다. 마산 용마고 시절부터 타격이 강점이었다. 오영수와 함께 전역한 서호철은 타격 재능이 더 뛰어나다. 지난해 타율 0.388로 2군 타격왕에 올랐다. 윤형준은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입지를 넓힌 오른손 파워 히터. 경험만 더 쌓는다면 강진성의 공백을 채울 첫 번째 대안이라는 평가다.
NC는 스프링캠프 동안 주전 1루수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동욱 감독은 "캠프 때 마티니의 중견수 수비를 보려고 한다. 1루수도 맡을 수 있는 선수니까 고민하고 있다. 오영수·서호철·윤형준까지 (1루수로) 기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