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주상욱이 죽음을 각오하고 떠난 명나라에서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무사 귀환, 조선의 대격변을 예고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12회는 시청률 11.2%(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예지원(강씨)의 계략으로 떠밀리듯 명나라로 향한 주상욱(이방원)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앞서 예지원은 김영철(이성계)을 등에 업고 자신이 낳은 아들 김진성(이방석)을 세자로 앉히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주상욱의 존재는 이들 모자(母子)를 위협, 결국 주상욱을 제거하기로 했다. 그런 주상욱을 위기에서 구한 건 그의 아내 박진희(민씨)였다. 현명한 그녀는 남편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등불 역할을 자처했다. 주상욱이 조선을 떠난 사이에 예지원과 조정 대신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주상욱을 명나라로 보낸 것에 불만을 품는 신하들과 건강에 이상을 느낀 예지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에 민심은 여전히 흉흉하고, 세자빈 류씨가 내관과 정을 통하다 발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개경은 고려의 땅이라 생각한 김영철은 공식적으로 천도를 논의했고, 앞으로 화근을 제거하기 위해 유배 보낸 고려 왕족의 씨들을 모두 없애라고 명했다. 이에 대신들은 크게 반발했다. 예지원마저 시한부 판정을 받아 조선의 분위기는 더욱 혼란에 빠졌다.
반면 명나라에 간 주상욱은 황제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생각을 전했다. 그는 국경을 침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황제의 물음에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면 백 가지 증거도 모두 거짓으로만 보이는 법이옵니다. 신뢰를 갖고 바라봐야 만 가지의 의심이 사라지는 법"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 지금 죽음을 각오하고 있사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말만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조선의 왕자로서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옵니다"라고 말했다. 김영철의 믿음에 부응하듯, 주상욱은 역량을 발휘해 사신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의 당당한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통쾌함을 안겨줬다.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온 주상욱은 박진희와 애틋한 재회도 잠시, 조선과 명나라의 격세지감(隔世之感, 진보와 변화를 많이 겪어서 다른 세상과 같은 느낌이라는 뜻)을 털어놨다. 방송 말미, 주상욱은 예지원이 위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그녀를 찾아갔다. 목숨이 경각에 달한 상황에서도 예지원의 머릿속에는 온통 세자의 안위뿐이었다. 그녀는 마지막 힘을 모아 주상욱의 목을 조르며 세자를 해치지 말라고 경고했고, 주상욱도 이에 지지 않고 맞서며 기 싸움을 벌였다. 돌이킬 수 없는 모자(母子)의 비극적 결말이 다가오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다시 한번 최악의 상황에서 맞닥뜨린 김영철과 주상욱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지, 버림받은 왕자가 아닌 조선 정계의 핵으로 활약할 주상욱의 본격적인 행보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태종 이방원'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