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대구FC가 훈훈한 ‘릴레이 간식 돌리기’에 원 팀으로 나아가고 있다.
25일 경남 남해에서 열린 K리그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 알렉산더 가마(57·브라질) 신임 감독과 김진혁(29), 정태욱(25)이 참여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대구는 새로운 변화를 맞았다. 이병근 감독이 물러나고 경남FC와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은 바 있던 가마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에 앉혔다. 가마 감독은 조광래 대구 대표이사와 경남과 대표팀에서 감독-코치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가마 감독은 빠른 공수 전환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가마 감독이 자가격리가 해제된 후 합류한 대구의 전지훈련장은 곡소리가 넘친다. 대구는 지난 3일부터 남해에서 동계 전지훈련 중이다. 김진혁은 “훈련 강도가 전보다 더 강한 것 같다”고 했다. 정태욱도 “감독님이 처음 오신 후 패스 게임을 하는데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다”고 웃었다.
힘든 훈련이 이어지는 와중에 대구 선수단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최근에는 ‘릴레이 간식 돌리기’ 문화가 생겼다. 시작은 지난 3일 울산 현대에서 대구로 이적한 국가대표 수비수 홍철이었다. 홍철을 시작으로 오승훈, 이태희, 이근호 등 대구로 이적했거나 재계약을 한 선수들이 전지훈련 기간 선수단에 간식을 선물했다.
간식 선물 릴레이의 다음 주자로 다른 고참들이 압박을 받았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김진혁과 정태욱도 거론됐다. 김진혁은 “고참 선수들부터 재계약을 하면 커피를 사고 있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사셔야 저희도 살 수 있어서 기다리고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혹시나 어린 선수들이 사게 될까 봐 순서가 돌아가지 않도록 내가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옆에서 이 말을 든 정태욱은 “(김)진혁이 형이 안 사니깐 내가 살 수 없다. 내 차례가 아직 안 내려와서 사지를 못한다”며 “이 자리를 빌려 내 차례가 오도록 형이 빨리 사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정태욱의 너스레에 김진혁은 곧바로 “감독님이 먼저 사셔야 한다”고 했다. 순간 기자회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앞서 ‘릴레이 간식 돌리기’에 “한 팀이 된다는 메시지”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가마 감독은 “나는 압박이 들어오면 유연하게 대처한다. 바로 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