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금토극 '트레이서'가 배우들의 호연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앞세워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깊은 증오를 품은 정교한 복수극을 지켜보는 재미까지 선사하고 있어 앞으로의 전개가 주목된다.
지난 7일 시작한 '트레이서'는 누군가에게는 판검사보다 무서운 곳 국세청,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 온 독한 놈의 물불 안 가리는 활약을 그린 통쾌한 추적 활극이다. 국세청을 휘젓는 임시완(황동주)을 둘러싼 비밀들이 하나둘 밝혀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 전반을 관통하는 나쁜 돈 추적기와 더불어 차츰 드러나는 등장인물들의 촘촘한 관계,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는 엔딩 또한 '트레이서'에 빠져들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몰입을 배가시킨 전반부(1~8회) 내용을 정리해 봤다.
# 진짜 목적은 복수
한때 이름을 날리던 회계사였던 임시완은 잘나가던 직장을 포기, 중앙지방국세청에 입성해 조세 5국 팀장이 됐다. 그는 그동안 비리가 판치던 조직의 암묵적 질서를 거부하고 나쁜 돈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며 분위기 쇄신에 앞장섰다. 그 결과 조세 3국장 전배수(장정일), 조세 5국장 윤세웅(안성식)에 이어 조세 4국장 이규회(이기동)와 조세 3국 과장 연제욱(박성호)까지 줄줄이 파면당하거나 중징계를 받는 등 중앙지청 내에 새 바람이 불어왔다.
이 모든 일은 아버지의 원수 중앙지방국세청장 손현주(인태준)의 수족을 자르고 그를 끌어내리기 위한 임시완의 큰 그림이었다. 8회 엔딩에서 아버지가 사망한 날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사람이 손현주임을 확신하고 씁쓸한 미소를 짓는 임시완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그가 감추고 있는 처절한 괴로움을 느끼게 하며, 그의 복수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 꿈을 되찾은 고아성과 권태를 딛고 일어난 박용우의 변화
조세 5국 조사관 고아성(서혜영)은 퇴사와 잔류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중 새로 부임한 팀장 임시완을 만나게 됐고, 그의 도발에 각성해 조직에 남기로 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오랜 꿈을 잊고 잠시 패배주의에 빠졌던 고아성은 임시완과 의기투합해 나쁜 돈을 추적하며 환상의 파트너십을 선보이기도 했다.
조세 5국 과장 박용우(오영) 역시 자신과 사사건건 충돌하는 임시완과 한때 대립각을 세우다가도, 그와 전략적 공조 관계로 돌아서며 변화를 맞았다. '일을 안 하는 것이 일'이라는 신념을 벗어던지고 과거의 정의롭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돌아간 박용우가 조세 5국장의 자리에 앉게 되면서 어떤 사건들이 벌어질지 '트레이서' 후반부가 더욱 기다려지고 있다.
'트레이서'는 캐릭터와 찰떡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열연, 시원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복수라는 목적에 가까이 다가가는 임시완의 고군분투, 촘촘한 복선과 반전 요소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다채로운 재미를 안겼다는 분석이다.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 중계방송 관계로 결방, 25일 9회가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