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문동주가 8일 서산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의 미래, 문동주(19)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한화는 "문동주가 8일 입단 후 마운드에서의 첫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문동주는 광주진흥고 시절 최고 시속 154㎞를 던지며 활약한 대형 신인이다. 졸업 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지만, 지난해 멕시코에서 열렸던 23세 이하(U-23) 대회에 참가한 후 휴식을 취해왔다. 한화가 기대주인 그를 1군 거제 캠프가 아닌 2군 서산 캠프에 배정한 이유다.
오랜 휴식 끝에 드디어 공을 다시 잡았다. 한화 관계자는 "1월부터 인터벌 드로잉 프로그램(ITP, Interval Throwing Program)을 소화해왔다"고 설명했다. ITP는 단계적 투구 프로그램이다. 부상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거리와 강도를 늘리면서 공을 던지는 방식이다.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문동주가 8일 서산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전력투구가 아닌 그야말로 첫 투구에 의미를 뒀다. 관계자는 "100%가 아니라 50~60%의 저강도로 투구했다. 직구로만 총 30구를 던졌다. 6주간의 공백 후 첫 불펜 피칭이라 마운드에서의 투구 적응과 투구 폼 밸런스, 리듬감을 엿보기 위해서다"라며 "구속이 의미 있는 단계는 아니라 따로 구속은 재지 않았다. 강도와 투구 수를 단계별로 늘리며 4주간의 피칭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3월 초에는 변화구를 포함해 100% 불펜 피칭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할 계획이다. 구속도 그때가 되어야 측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동주는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라 더 떨릴 것 같았는데 막상 시작되니 떨리지는 않았다. 무리하지 말고 공만 던지고 오자라는 마음으로 감각을 찾는 것에 집중했고 던지다 보니 좋을 때 하는 피칭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며 "앞으로의 피칭 스케줄을 잘 소화해 100%로 던질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1군 욕심보다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100%일 때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지도자들도 문동주의 첫 투구를 호평했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문동주에 대해 "공백기 후의 첫 마운드에서의 피칭이었는데 난사 없이 90% 이상의 정확도였다. 50~60%의 저강도 피칭이 더 까다롭기 마련인데 잘 소화해줬다. 밸런스, 리듬감, 손의 감각, 신체조절 능력이 특급이다. 신체조건과 유연성도 좋고 성실함까지 갖춰 프로그램을 잘 소화했다"고 말했다. 박정진 한화 퓨처스 투수코치 역시 "생각보다 더 좋은 피칭을 해줬다"라며 "입단부터 주목을 받은 신인선수가 1군 캠프에 합류하지 못해 의기소침할 수도 있는데 내색도 안 한다. 현재 상황에서 우리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잘 따라주고 있다"라고 문동주의 멘털을 칭찬했다.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문동주가 8일 서산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