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스피드스케이팅 레전드 선수가 국경을 초월한 우정으로 양국 네티즌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지난 13일 일본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고다이라 나오(36·일본)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 출전했다.
해당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상화는 KBS 해설위원으로 고다이라의 경기를 지켜봤다.
고다이라의 경기 직전 이상화는 "올림픽 신기록을 가진 선수다. 차분하게 본인이 해온 노력을 이 자리에서 보여주면 된다"라며 응원했다.
하지만 곧 시작된 경기에서 고다이라가 다소 뒤처지자 "따라가 줘야 한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그런데도따라붙지 못하고 속도가 점점 처지자 "포기하지 말라. 끝까지 가야 한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고다이라는 38초09의 기록을 보여주며 전체 17위로 대회를 마쳤다. 고다이라의 경기 결과에 이상화는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 압박이 컸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다이라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 전 자신의 경기를 지켜본 이상화를 찾았다. 한국어로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요"라고 안부를 전한 그는 오늘 경기에 대해 "저는 오늘 안 좋았다"라고 평가하며 "계속 분발할 것"이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두 사람은 현역 시절 라이벌이자 절친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딴 고다이라는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상화를 꼭 안아주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많은 네티즌에게 감동을 안긴 바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