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플래그십 신제품의 카메라 성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과거 화소와 고배율 줌으로 싸웠다면, 이제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저조도 촬영 기능을 앞다퉈 자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프라인 전용 체험존을 설치하고 유명 방송인을 총동원해 마케팅에 나서자, 애플은 명장 박찬욱 감독과 손잡고 단편영화까지 내놓으며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5일 '갤럭시S22'(이하 갤S22) 시리즈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전국 주요 삼성 디지털프라자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20여 곳에는 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전작과 달리 사진 촬영을 위한 별도의 콘셉트 공간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밤의 공원'은 외부의 빛을 차단하고 곳곳에 작은 조명을 배치해 저녁 산책길을 연상케 한다. 이곳에서 갤S22 시리즈가 최고의 강점으로 내세우는 '나이토그래피'를 체험할 수 있다.
갤S22의 나이토그래피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많은 빛을 흡수해 다양한 색상과 디테일을 표현한다. 더 커진 이미지센서와 인공지능(AI) 작업에 특화한 4nm AP(중앙처리장치)의 융합으로 탄생했다.
갤S22 울트라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중 가장 큰 2.4㎛ 크기의 초고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갤S22와 갤S22 플러스는 전작 대비 이미지센서가 약 23% 커졌다.
덕분에 직장인들은 퇴근한 뒤 늦은 시간에도 자신의 일상을 영상과 사진으로 또렷하게 공유할 수 있다.
주변의 밝기에 상관없이 인물사진을 찍을 때는 3배 줌까지 화질 저하 없는 촬영을 할 수 있다. 진화한 '자동 프레이밍'은 최대 10명까지 인식해 카메라의 초점을 모든 인물에 알아서 맞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갤S22 카메라의 한줄평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면 추첨으로 경품을 주는 '낮투더밤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방송인 유재석을 비롯해 배우 차승원, 가수 김희철 등이 이를 직접 소개하는 영상을 올려 6일 만에 344만뷰를 달성했다.
이에 맞서 애플은 '올드보이' '설국열차' 등으로 잘 알려진 박찬욱 감독과 약 20분 길이의 영화 '일장춘몽'을 제작해 선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13' 프로로 촬영했으며, 유해진·김옥빈·박정민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박 감독은 11년 전 '아이폰4'로 촬영한 작품 '파란만장'으로 베를린영화제 단편 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세계 최초 극장 상영 스마트폰 영화에 이름을 올렸으며, 배우 이정현과 오광록이 열연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시도였지만, 이번에는 아이폰13 프로의 카메라로 고가의 장비 못지않은 완성도 높은 영상미를 뽐냈다.
일장춘몽은 유튜브 공개 3일 만에 조회 수 245만건을 넘어섰다. 마을의 은인을 묻어줄 관을 만들 나무를 구하기 위해 한 장의사가 무덤을 파헤치고, 이 과정에서 무덤의 주인인 검객이 깨어나 자신의 관을 되찾기 위해 한바탕 소란을 벌이는 무협 로맨스 영화다.
갤S22와 마찬가지로 아이폰13도 이번 작품에서 야간촬영 기능을 강조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무덤가와 같은 어두운 장소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펼친다. '시네마틱 모드'는 영상 촬영 중 자동으로 심도를 조절했다.
박 감독은 "어떤 전문가용 카메라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 이런 카메라를 쓰는 시대가 왔다"며 "카메라가 작아서 여기저기 숨겨서 찍기도 편하다"고 평가했다.
김우형 촬영 감독 역시 "빛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렇게 찍어도 정말 좋은 장면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