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택배노조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노사 갈등에 이어 노노 갈등까지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택배노조)는 파업을 확대하겠다고 나섰고, 전국비노조택배기사연합(비노조택배연합)은 파업 중단을 요구했다. CJ대한통운도 본사를 불법 점거한 택배노조에 대한 방역강화를 요청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비노조택배연합은 21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조가 해야 하는 것은 총파업도 대화도 아닌 진심 어린 사과다. 노조가 집시법과 방역법을 무시하는 등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노조연합은 거래처를 지키기 위해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택배노조가 외치는 것은 대화가 아닌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비노조택배연합은 지난 1월 결성된 단체로 전국의 택배노조 3000여 명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 소속 조합원 1700명은 지난달 28일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또 지난 10일부터는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한 채 농성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싸늘한 여론에 택배노조는 이날 3층의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점거 농성과 관련해 25명을 특정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등 8명에 대해 1차 출석 요구했다.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도 택배노조 조합원 상경투쟁과 파업 확대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국민경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위협을 가하는 행위다. 택배를 볼모로 자신들의 명분 없는 주장”이라며 비난했다.
택배노조는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2000명이 모여 '2022 전국 택배노동자대회'를 열고 CJ대한통운의 대화 수용을 촉구했다. 또 CJ대한통운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진경호 노조위원장이 물과 소금을 끊는 ‘아사 단식’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전 택배사로 파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불법점거 노조원들에 대한 회사의 방역강화 요청을 노조탄압이라고 규정한 택배노조의 사실은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전날 “노조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집단생활과 음주, 흡연하고 있다. 보건당국의 강력한 행정지도를 요청한다”고 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대화 주체는 CJ대한통운의 택배대리점연합회다. 하도급법 위반 소지가 있어 CJ대한통운이 직접 대화에 나설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