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구단은 22일 “구나단 감독대행을 감독으로 승격한다”고 밝혔다. 구단은 “시즌 준비기간 갑작스럽게 감독대행을 맡는 등 위기 속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여준 성과를 높이 평가해 진옥동 구단주가 감독대행이 아닌 감독으로 구단을 이끌어주길 먼저 제시했고, 이를 구 감독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구 감독은 향후 3년간 팀을 이끈다.
신한은행은 2021~22시즌 정규리그 개막에 앞서 정상일 감독이 건강 악화로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기존 구나단 코치가 대행을 맡았다. 위기 속에서 구 대행은 팀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1라운드 5경기에서 4승 1패의 성적을 거둬 돌풍을 일으켰다. 5라운드까지 14승 11패로 팀을 3위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구 감독은 초등학교 시절 캐나다에 이민을 간 뒤 고등학교부터 대학 때(모학 칼리지)까지 선수로 뛰었다. 하지만 인대 파열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고, 현지에서 대학교 코치로 활동했다. 2009년에는 명지대학교 농구 전문가 과정 개설 소식을 접하고 농구 지도자의 길을 걷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유명 영어학원 강사로 일했다.
2019년에는 정상일 감독의 제안을 받고 신한은행 코치로 선임됐다. 이번 시즌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해외파’ 출신의 생소한 인물이 팀을 맡는다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 등을 통해 신한은행의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강사 출신답게 작전 타임 동안 선수들에게 논리정연하고 구체적인 작전 지시를 내리는 등 모습도 화제가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구나단 감독은 ‘일타 강사’라는 별명답게 구체적이고 정확한 지도로 선수 개인의 실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고, 최고의 팀워크가 살아날 수 있는 전술을 만들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달성했다”며 “다시 한번 최강 에스버드가 되기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는 사령탑이 될 거라 믿고 향후 3년간 감독직을 요청하게 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