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프로야구 SSG랜더스 스프링캠프가 23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열렸다. 23일 캠프에 합류한 추신수가 수비훈련하고있다. 제주=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KBO리그 2년째를 맞이하는 추신수(40·SSG 랜더스)가 드디어 1군 캠프에 상륙했다.
추신수는 23일 제주도 강창학공원 야구장에서 진행 중인 SSG 스프링캠프에 동료들보다 뒤늦게 합류했다. 2021시즌을 마치고 왼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그는 수술 3개월이 경과한 지난 15일 방망이를 다시 잡았다. 일주일간 인천 강화 구장 퓨처스(2군) 캠프에서 훈련하며 몸 상태를 점검한 그는 건강을 확인한 후 1군 캠프로 들어왔다.
100% 완벽한 페이스는 아니다. 이날 추신수는 티배팅과 가벼운 수비 훈련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추신수는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다. 걱정했던 부분은 있는데 강화에 있는 동안 이상하리만큼 컨디션이 좋아서 불안한 감도 있다. 미국에서 받아온 (재활) 일정은 있지만 조금 당길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도 "아직 할 수 있는 훈련이 굉장히 한정적이다. 캠프에 빨리 합류했다고는 해도 페이스는 작년이 더 빠르고, 몸 상태는 그때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강화 구장을 거쳐 1군 캠프로 합류한 추신수는 올겨울에도 후배들의 멘토 역할로 바쁘다. 2군에 머무는 동안 후배들에게 식사를 대접했고, 특강까지 열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군 선수들을 '성장해줘야 할 SSG의 가족'이라고 설명한 그는 "딱딱하게 대하기보다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오래 야구한 만큼 내가 어떻게 헤쳐나갔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는지 전했다"며 "내가 한 말이 와 닿지 않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 한 마디에 생각이 바뀌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경우도 있다. 특강 다음날 후배들이 다가와 '선배님이 얘기하신 내용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라고 말해줘 보람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이어 "모든 고민을 해결해줄 수는 없어도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편안함이 중요하다"라며 "후배들도 '이렇게 말할 수 있어 속이 시원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1군 캠프에서도 '추신수 멘토링'은 계속됐다. 전날 1군 선수단 숙소에 도착한 추신수는 방에서 서너 시간 동안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1호로 뽑은 상담 대상은 마무리 투수에서 5년 만에 타자로 전향한 하재훈이다. 추신수는 "하재훈은 타자를 5년 만에 시작하는 케이스라 의욕이 좀 앞서는 것 같더라"고 떠올렸다. 그는 "30년 동안 운동한 나도 시즌이 끝나고 (수술로) 3개월 동안 공백이 있으면 어색한데 5년 만이니 (감각을 찾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재훈이에게 '지금 느끼는 이상함과 불편함은 당연하다'고 했다. 의욕이 앞서고 있는데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줬다"고 했다. 하재훈도 "5년 만에 잡은 방망이가 어색해 마음이 불안했다. 조언 덕분에 큰 힘을 얻었고 마음을 확실하게 정하는 계기가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추신수는 "(후배를 돕는 건) 나나 김강민이 있는 이유"라며 "나도 후배일 때 고참들에게 말 거는 일이 어려웠던 사람이다. 그래도 후배들이 적극적으로 와서 질문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먼저 다가가서 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한정된 시간이지만 뭔가를 배워갔으면 좋겠다. 내가 하는 말이 답이 됐으면 좋겠다. 맞는 게 있으면 적용하고 아닌 게 있으면 과감하게 버릴 줄 알길 바란다"고 전했다.
캠프에서 후배만 그를 맞이한 건 아니다. 전날 "후배들이 잘 놀아주지 않는다. (추)신수가 너무 보고 싶다"고 말한 동갑내기 김강민도 그를 기다렸다. 추신수는 "오늘 외야에서 수비 훈련은 거의 안 했지만, 팀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김강민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한 시즌을 보낼 때 단점을 보완하는 법이 중요해 그 부분을 얘기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보여준 두 사람의 우정도 여전하다. 김강민은 전날 인터뷰에서 "신수는 야구가 너무 좋다던데, 몸 상태나 멘털을 보면 그런 이야기를 할 만하다"며 "추신수와 오승환은 더 오래 뛸 수 있을 것이다. 난 은퇴가 코앞까지 다가왔다"며 웃었다.
친구의 말을 전해 들은 추신수도 "강민이가 겸손하게 얘기한 것 같다. 실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아직도 중견수를 본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라며 "둘이 이야기할 때 나보고 50살까지 하라고 하던데 난 매년 최선을 다할 뿐이다. 강민이도 의지만 있으면 오래 뛸 수 있을 것 같다. 승환이는 말할 것도 없다"며 동기들을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