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2관왕에 오른 스웨덴 빙속대표 닐스 판 데 풀(25)이 중국의 인권 문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정치범이 된 중국 출판업자의 가족에게 금메달을 선물했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엠네스티는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판 데 풀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만m 금메달을 구이민하이(桂敏海)의 딸 안젤라(28)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올림픽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0m와 1만m에서 우승한 판 데 풀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정치적 반대파와 소수민족을 억압하는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기 위해 이 같은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금메달을 전달한다고 해서 구이민하이가 풀려나거나 중국의 탄압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표현의 자유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이민하이는 중국 태생이지만 스웨덴으로 귀화한 인사다. 2015년 중국 지도부의 권력투쟁을 다룬 책을 홍콩에서 판매했다가 중국에 끌려갔다. 중국 법원은 지난해 2월 구이민하이에게 기밀을 해외로 누설한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금메달 전달식은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열렸다. 구이민하이의 딸 안젤라가 케임브리지대학 대학원에 재학 중이기 때문이다. 안젤라는 판 데 풀이 자신의 아버지인 구이민하이뿐 아니라 위구르와 홍콩에서 탄압받는 정치범 모두에게 금메달을 선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판 데 풀은 “사람들은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지금껏 평생을 바쳐 싸워온 것을 남에게 준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지금까지의 여정에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