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올레나 시도르추크가 자국 대통령을 비판한 MBC 보도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올레나는 26일 자신의 SNS에 '한국 뉴스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영상 만드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라는 입장을 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MBC '엠빅뉴스'를 통해 공개된 '우크라이나 대통령…위기의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저격한 것이다.
'곧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는 거 알겠는데, 다른 나라에 대한 여론몰이를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진짜 아닌 것 같다'고 꼬집은 올레나는 '원하는 그림만 보여주고 일부 팩트만 이야기를 하면서 '우크라이나처럼 되지 않게 선거를 잘 하자'는 메시지를 푸시해 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언론사가 할 짓이냐'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MBC는 해당 영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코미디언 출신'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아마추어 같은 그의 정치 행보도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코미디언 출신으로 잘 알려진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대선을 통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올레나는 '뭐?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는 방법을 언론사가 알고 있나. 우리의 자유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면 우리한테 알려주지 왜"며 "뭐 아마추어 같은 젤렌스키의 정치행보가 비판을 받고 있다? 누구한테 비판을 받고 있는데?'라고 되물었다.
이어 '2019년부터 지금까지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나. 2022년 언론의 행태가 마치 80년대 독재정권 뉴스에서 나올 법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젤렌스키를 지지하고 투표한 우크라이나 국민 72%가 바보라고 생각하나. 오만이 가득한 언론사의 이러한 영상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어이없어 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치 배경을 1도 모르니까 우리의 이런 선택을 절대 이해 못하는 것이다. 젤렌스키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고 올바른 정책 덕분에 우크라이나 국민들도 어느 때보다 통합됐다. 우크라이나 군대 역시 역사상 가장 강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8년째 전쟁 중인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더 이상 약하고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싸우고 이기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올레나는 '프레이밍도 적당히 하는 게 능력이다. 개인 유튜브도 아닌 언론 매체인데, 언론인답게 중립적으로 뉴스를 보도해라. 이런 행위는 정보에 대한 근거 없이 언론이라는 탈을 씌운 가짜뉴스에 불과하다. 최소한 새로운 정보를 얻는 시청자들을 위해 선을 지킬 줄 알아야 하며 그것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예의다'라고 지적했다.
올레나 뿐만 아니라 국내 시청자들도 MBC 측 영상에 "창피하다"는 반응을 쏟아내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정보 홍수의 시대, 뉴스보다 더 빨리 확인할 수 있는 현지 소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보여준 그간의 행보와, 전쟁 발발 후에도 수도에 남아 굴복없는 항전의 뜻을 밝혔다는 것 역시 이미 파악된 바, 비판이 잇따르자 MBC 측은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한편 올레나는 MBC 에브리원 ‘대한 외국인’, KBS 1TV ‘이웃집 찰스’ 등에 출연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사진=올레나 시도르추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