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판매 신기록을 쓴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S22'(이하 갤S22)가 공식 출시되면서 이동통신 3사도 모처럼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올랐다. 지난해 가입자 2000만명을 돌파한 5G 서비스로의 전환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차분한 모습이다. 불법보조금이 난무하는 출혈 경쟁 대신 고가 요금제를 중심으로 스마트워치와 태블릿 등을 사은품으로 내걸었다. 출시 초기라 서로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갤S22 인기에도 출혈 경쟁 없어
지난 25일 경기도 고양시의 이통 3사 직영점을 방문해 갤S22 울트라 256GB로 기기변경 시 월 납입액을 물었더니 8만원대 요금제 기준 13만원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3사 모두 15만원가량에 불과한 단말기 보조금보다 약 50만원의 혜택을 보는 25% 선택약정 요금 할인을 추천했다.
합법적 지원에 추가로 더 얹어주겠다고 한 곳은 KT 직영 대리점이 유일했다. 이 대리점 직원은 약정 2개월이 남은 SK텔레콤 LTE 상품의 위약금 지원 차원에서 "기곗값 10만원을 얹어주겠다"고 말했다.
현행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에 따르면, 이통사는 공시한 단말기 보조금과 15%의 유통망 추가 할인, 선택약정 요금 할인 외 지원금을 초과해 지급하면 안 된다.
KT는 월 10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면 '갤럭시워치4'(이하 갤워치4)나 삼성 노트북을 사은품으로 준다. 요금제 부가혜택으로 스마트기기 회선은 무료다. 또 KT 인터넷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선택약정 외 25%의 결합할인을 보장한다.
바로 옆 SK텔레콤 매장은 갤S22를 다음 달 안에 구매해야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했다. KT와 유사하게 갤워치4와 '갤럭시탭A8'(이하 갤탭A8)이 사은품이다.
작년 하반기 시장에 나온 갤워치4는 사양에 따라 가격이 최대 약 40만원이다. 갤탭A8은 30만원 중반대에 가격을 형성했다.
SK텔레콤은 5GX 상품군에 보조 디바이스 혜택을 적용했다. 월 8만9000원의 '5GX 프라임'은 1회선이 무료다. KT처럼 사은품과 회선을 공짜로 가져갈 수 있다.
다만 이를 제외하고 금전적인 추가 혜택은 없었다. SK텔레콤 매장 직원은 "사전예약 고객을 다 못 받은 곳도 있고, 신형 스마트폰이라 리베이트가 심하지 않다.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탓도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금 갤S22 시리즈를 사면 정품 액세서리와 충전기 등을 뒷받침하는 게 전부다.
다른 곳처럼 10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면 갤워치4를 준다. 불법보조금 지원 여부를 묻자 "저희는 직영점이라서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LG유플러스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에 더 힘을 실었다. 약정 제한이 없는 데이터 무제한 '5G 다이렉트 65'(월 6만5000원)에 가입하면 갤워치4와 '갤럭시버즈2'를 모두 준다. 기곗값은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온라인에서는 불법보조금 여전히 성행
이처럼 이통 3사는 갤S22의 흥행을 예측하면서도 무리한 마케팅 정책은 추진하지 않고 있다.
시장 교란에 엄격하게 대응하는 정부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이통 3사는 5G 상용화 초기 불법보조금을 뿌리고 지원금 공시 기준을 위반하는 등 행위로 총 5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본지에 "단말기 자체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지원금이 높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초기에는 선택약정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갤S22 시리즈는 전 세계 사전 판매량이 전작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갤럭시 스마트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갤럭시 노트'의 S펜 전용 슬롯을 도입한 울트라가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사전 판매량만 102만대에 달한다.
그렇다고 해서 불법보조금 지원 사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마포 공덕역 s22 ㄹㄱㅂㅇ(LGU+ 번호이동) 27 ㄱㅂ(기기변경) 25 한 대씩 타고 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명시된 숫자는 할부원금을 의미하며 단위는 만원이다. 출고가 99만9900원의 갤S22 일반 모델 가격을 70만원 넘게 깎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