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공격수 김주공.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1(1부) 제주 유나이티드가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제주는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시즌 K리그1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수원 삼성을 1-0으로 이겼다. 후반 18분 공격수 김주공이 마수걸이 득점을 터뜨렸다.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 라운드(0-3), 강원FC와 2라운드(0-0)에서 승리하지 못한 제주는 개막 3경기 만에 승점 3점을 추가했다. 반면 2연승을 노린 수원은 시즌 2패(1승)째를 떠안았다.
제주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지난해 득점왕(22골) 주민규와 리그 최고라 평가받는 미드필더 자원 윤빛가람, 이창민, 최영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는 개막 2경기에서 유효 슛이 2개에 그칠 만큼 빈약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남기일 제주 감독도 경기 전 “공격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유효 슛을 만들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경기 시작 한 시간 전까지 비가 내렸다. 영상 7도의 쌀쌀한 날씨였는데 체감 온도는 더욱 낮았다. 양 팀 선수들의 움직임도 경기 초반에는 다소 무거웠다. 시간이 지나서야 선수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수원은 수비 라인을 내리면서도 롱 패스를 활용해 제주의 골문을 두드렸다. 반면 제주는 공격수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오른쪽 측면을 공략했다.
초반에는 수원의 공격이 매서웠다. 전반 8분 정승원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받아 그로닝(덴마크)이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제주 골키퍼 김동준의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18분 그로닝이 제수 수비수 정운과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제주가 반격에 나섰다. 왼쪽 공격수인 제르소(기니비사우)와 중앙 공격수 주민규가 공격을 이끌었다. 제르소가 빠른 스피드로 공간 침투를 노렸고, 주민규는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날카로운 슛을 날렸다. 전반 28분 이창민의 침투 패스를 받아낸 주민규가 수원 수비수 민상기를 앞에 두고 날카로운 슛을 했으나 골키퍼 양형모가 몸을 날리며 막아냈다.
결국 제주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전반 21분 변경준을 대신해 피치에 들어선 김주공이 해결사였다. 후반 18분 하프라인부터 돌파한 정우재의 패스를 받은 김주공은 페널티 아크에서 불투이스(네덜란드)를 제치고 슛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제주의 시즌 첫 득점.
휘슬이 불리기 직전 제주 김오규와 수원 그로닝이 신경전을 벌일 만큼 두 팀은 격한 경기를 펼쳤다. 결국 제주가 경기 종료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남기일 감독은 경기 후 “한 골밖에 나오지 않은 게 아쉽지만 공·수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선수들이 끝까지 해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경기”라고 평가했다.
한편 경기 시작 전 수원 서포터즈들은 관중석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는 의미로 ‘STOP WAR PEACE IN UKRAINE’라고 쓴 걸개를 걸었다. 축구장에서는 정치색이 투영된 행위와 메시지를 표출하면 안 된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메시지는 원칙적으로 안 된다. 하지만 반전, 평화, 인종 차별 반대 같이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지지하는 메시지는 허용된다”고 전했다.